[AG]女양궁, 조현정 金꿈에 메달로 보답

[류한준기자] 결승전이 진행되는 동안 사대에 선 선수들 보다 더 긴장하고 마음을 졸였다.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여자 양궁 리커브 단체전 결승전에 나선 대표팀을 응원하는 주현정(현대모비스)이 그랬다.

주현정은 당초 이번 대회에 참가한 대표팀 멤버로 본선에 나서 활시위를 당기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대회 개막을 앞두고 다친 어깨 부위에 통증이 심해졌다. 활을 제대로 쏠 수 없었고 숟가락도 제대로 들 수 없었다.

대표팀 전력에 자신이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판단을 내린 주현정은 코칭스태프에게 먼저 단체전 출전권을 후배에게 넘긴다는 뜻을 밝혔다. 결국 주현전은 본선 진출권을 따놓고도부상이 발목을 잡는 이번 대회가 치러진 인천 계양아시아드 양궁경기장 사대에 서지 못했다.

그러나 대표팀은 흔들리지 않았다. 28일 열린 중국과 결승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따냈다. 주현정은 경기에 참가하지 않아 메달을 받지 못했지만 결승전에 뛴 선수들 만큼이나 기뻐했다.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주현정은 아이처럼 손을 번쩍 치켜들며 뛰었다. 기쁨의 눈물도 마음껏 흘렸다. 그런데 그는 이날 결승을 앞두고 예지몽을 꿨다.

주현정의 꿈 속에서 대표팀은 결승에 올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이날 꾼 꿈은 그대로 현실이 됐다. 주현정은 "꿈을 꾼대로 결과가 그대로 이뤄져 더 기쁘다"며 "후배들에게 경기가 시작되기 전 '믿고 쏘자!'라고 했는데 다들 침착하게 경기를 잘 마무리했다. 내가 금메달을 딴 것 처럼 정말 기분이 좋다"고 했다.

한편 주현정은 "결승전이 진행되는 동안 소리를 너무 질러 목이 쉬었다"고 덧붙였다. 어깨 회전근을 다친 그는 후배들을 응원하는 동안 박수도 치지 못했다. 그 정도로 부상 정도가 심했다. 그러나 주현정은 아픔을 잠시 잊고 끝까지 후배들을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