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의 KIA, 어떻게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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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빌딩 꼭 이루고 싶다…비전 있는 팀 만들 것" 포부 밝혀

[한상숙기자] 김기태 KIA 신임 감독은 11월 30일 열린 취임식에서 내년 목표를 묻는 말에 "좀 더 나은 성적"이라면서 즉답을 피했다. 성적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 질문이 다시 돌아오자 "감독의 목표는 항상 크다. 지금 4위나 우승이라는 말을 하고 싶지만, 공수표는 날리면 안 되지 않나. 스프링캠프를 잘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김 감독은 지난 2011년 LG 감독 취임식에서 "팬들이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야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LG의 10년 묵은 한을 풀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성공시켜 팬들에게 감동의 눈물을 안겼다. 하지만 이번에 KIA 지휘봉을 잡으면서는 "아직 선수단을 전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했다. 내년 스프링캠프까지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시종일관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28년 만에 고향 팀으로 돌아왔지만, 그에게 KIA는 아직 낯선 팀이다. 김 감독은 "내년이 될 지 그 후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변했다는 말을 들을 자신은 있다"는 말로 각오를 대신했다.

"뒷문이 가장 큰 과제"

김 감독은 KIA의 리빌딩을 책임져야 한다. 박한우 KIA 타이거즈 사장은 "KIA는 함평 챌린저스필드와 광주 챔피언스필드 신축 등 최근 몇 년간 대규모 투자를 했다. 이제 구단의 시스템 지원을 통한 리빌딩 작업이 남아있다. 소통의 달인이라는 김기태 감독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선수단의 화합과 끈끈한 조직력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김 감독은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부터 하나씩 맞춰가겠다. 어디부터 고쳐야 하는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육성 등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나도 그 부분(리빌딩)을 꼭 이루고 싶다"면서 의욕을 보였다.

팀 리빌딩은 KIA의 피할 수 없는 숙제다. 에이스 양현종이 해외진출을 선언해 아직 거취가 유동적이고, 키스톤 콤비인 유격수 김선빈과 2루수 안치홍은 나란히 입대했다. 여기에 중견수 이대형은 20인 외 특별지명으로 신생팀 kt 유니폼을 입었다. 포수 차일목은 FA를 선언하고 시장으로 나갔다. '센터라인'이 한순간에 붕괴된 셈이다. 여기에 선발과 중간계투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투수 송은범도 FA 시장에 나가 있는 상태다.

고질적인 뒷문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마무리 투수도 새로 구해야 한다. 올 시즌 마무리 투수로 뛰었던 어센시오는 20세이브 평균자책점 4.05의 성적을 남기고 한국을 떠났다. 김기태 감독은 "담당 코치들과 여러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뒷문이 가장 큰 과제인 것 같다"면서 고민을 내비쳤다.

"선수가 없다고? 꿈 짓밟지 마라"

김 감독은 달라질 KIA의 모습에 대해 "속 시원하게 말하지 못하는 상황을 이해해 달라"고 했다. 그럼에도 달라진 분위기는 곳곳에서 감지됐다. 이날 KIA 선수단은 유니폼이 아닌 정장 차림으로 감독 취임식에 참석했다. 김 감독은 "정복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는 의미에서 내가 요청했다. 프로야구 선수로서 품위를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동안 김 감독이 강조해왔던 '기본'의 중요성은 KIA에서도 변함이 없다. 김 감독은 "프로에서 핑계는 없다. 실력으로 평가해야 한다. 베테랑 선수도, 신인급 선수도 기준은 공평하다. 서로 경쟁해서 이겨야 한다. 스타 선수라고 빠져나가면 조직 관리가 어렵다. 기초가 튼튼한 팀, 비전이 있는 팀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 팀에도 좋은 선수들이 많다. 선수가 없다고들 하는데, 기존 선수들에게 굉장히 실례되는 말이다. 내야 빈자리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선수들이 많다. 그 선수들이 '우리는 선수도 아닌가'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선수들의 꿈을 짓밟고 사기를 저하시키는 말은 삼가줬으면 하는 게 감독의 바람이다." 김 감독의 이 말에서 특유의 리더십이 엿보였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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