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구로다 히로키(39)의 친정팀 히로시마 복귀에 일본은 감동의 물결에 휩싸였다.
히로시마는 지난 27일 뉴욕 양키스에서 자유계약선수가 된 구로다를 4억엔(약 38억원)에 영입한다고 발표했다. 히로시마는 구로다가 메이저리그로 진출하기 전 2007년까지 몸담았던 친정팀이다.
구로다의 이번 히로시마 복귀가 주목받는 이유는 아직 구로다가 메이저리그에서 충분히 2~3년은 뛸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구로다는 이번에 자유계약선수가 되면서 복수의 구단으로부터 최고 1천800만달러(약 200억원)에 조건을 제시받았다.
히로시마보다 더 큰 금액에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조건으로 계약할 수 있었지만 구로다의 선택은 친정팀 복귀였다. 28일 일본 닛칸스포츠의 보도에 따르면 구로다는 구단과 3차례 만남을 가진 뒤 "팬들에게 한 번 더 히로시마 유니폼을 입은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사명감이 가장 강했다"며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구로다는 메이저리그 진출 당시에도 "마지막에는 히로시마에 돌아와 선수 생활을 끝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복귀로 구로다는 그 약속을 지키게 됐다. 그것도 예상보다 빨리, 더 좋은 조건을 거절하고 돌아온 것이다.
메이저리그 등 원래 뛰던 리그보다 높은 레벨의 리그에서 친정팀에 복귀하는 것은 흔한 이야기다. 대부분 전성기가 지난 뒤 갈 곳이 없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구로다의 경우 아직 충분히 제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상태에서 친정팀을 찾았다.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사명감', '남자의 결단', '돈보다 의리' 등의 수식어을 붙이며 구로다의 복귀 관련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한마디로 감동의 물결이다. 특히 히로시마는 축제 분위기다. 구로다의 복귀로 에이스 마에다 겐타와 함께 선발 원투펀치를 구성, 당장 2015시즌 우승을 노리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의 전설 장훈 씨도 "최고로 기쁘다. 가슴이 먹먹해진다. 오랜만에 제대로된 일본 남자를 본 것 같다"며 "거꾸로 보면 히로시마가 좋은 구단이다. 그렇기 때문에 구로다가 다시 돌아온 것"이라고 돈보다 의리를 선택한 구로다를 극찬하며 히로시마 구단에 대한 호평도 곁들였다.
히로시마는 구로다의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그의 등번호 15번을 반영구결번 상태로 놓아뒀다. 자연스럽게 구로다는 히로시마 복귀와 함께 15번을 달기로 했다. 8년만에 다시 히로시마 마운드에 서는 구로다의 스토리가 일본은 물론, 세계 야구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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