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NC 다이노스의 원종현(28)은 2014년이 낳은 '인동초 스토리'의 대표주자다. 방출의 시련을 겪은 철저한 무명선수에서 한 구단의 없어서는 안될 필승 셋업맨으로 우뚝 선 것이다.
원종현은 2006년 군산상고를 졸업하고 LG에 입단한 유망주 투수였다. 하지만 팔꿈치 부상을 당하며 경찰청 제대 후 방출됐다. 야구를 포기할 수 없었던 원종현은 2011년 말 NC의 강진 캠프를 찾아가 테스트를 받고 합격, 프로 두 번째 유니폼을 입게 됐다.
원종현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시범경기에서였다. 사이드암과 스리쿼터의 중간 형태인 독특한 투구폼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속구가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인 것. 김경문 감독도 그런 원종현에게 공개적으로 큰 기대를 보였고, 결국 원종현은 꿈에 그리던 1군 엔트리에 진입할 수 있었다.
김경문 감독의 선수 보는 눈은 정확했다. 원종현은 단숨에 1군 주축 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1군 데뷔전을 시작으로 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치더니 4월11일 LG전에서는 3이닝 3실점(2자책)하고 행운의 데뷔승까지 챙겼다. 4월 한 달간 원종현은 13경기에 등판해 1승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2.81을 기록, NC 불펜의 핵심 선수로 거듭났다.
기복이 있기도 했지만 원종현은 5승3패1세이브11홀드 평균자책점 4.06(71이닝 32자책)이라는 준수한 성적표를 받아들며 정규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리곤 처음 출전하는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모두의 시선을 빼앗았다. 10월24일 LG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전광판에 시속 155㎞의 구속을 찍은 것이다. 1이닝 1실점으로 제 몫을 다하며 NC의 4-3 승리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아쉽게 NC는 LG에 1승3패로 밀리며 첫 가을야구를 준플레이오프에서 마감했지만 NC 선수들은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원종현도 마찬가지다.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큰 힘을 보태며 선수로서 한 단계 성장했다.
성적에 대한 보상도 이어졌다. 지난해 최저연봉인 2천400만원이었던 원종현의 연봉이 올 시즌 8천만원으로 대폭 인상된 것. 무려 233.3%가 오른 것으로 이는 팀 내 투수 중 최고 인상폭이었다. 수직상승한 연봉에는 원종현의 지난 시즌 활약에 대한 인정과 함께 올 시즌의 기대감이 담겨 있다.
원종현은 올 시즌도 NC의 불펜 필승조 역할을 해내야 하는 선수다. 올해 NC는 신생팀에 대한 혜택이 사라지며 3명이던 외국인 투수가 2명으로 줄었다. 반면 경기수는 10구단 kt의 가세로 144경기로 늘었다. 그만큼 불펜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원종현의 책임감이 막중한 이유다.
이제 겨우 한 걸음 전진했을 뿐, 지난해 활약이 반짝이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원종현은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155㎞의 강속구를 던지고 "이기고 싶어 나도 모르는 힘이 나왔다"고 말했다. 아직도 원종현에게는 끌어내지 않은 잠재력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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