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한국대표팀 최고의 수확 중 하나는 이정협, '군데렐라'의 탄생이었다.
무명의 선수에, 군인 신분의 이정협(상주 상무)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호주 아시안컵 대표팀 최종엔트리로 선발했다. 파격적 발탁, 깜짝 선발이었다. 특히 한국축구 간판 공격수 박주영을 제외하며 이정협의 손을 잡은 슈틸리케 감독의 도전은 인상적이었다.
이정협은 슈틸리케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호주 아시안컵에서 2골을 넣으며 포효했다. 축구팬들은 이정협을 향해 '군데렐라'라는 별명을 붙여줬고, 이름값과 경험이 아닌 가능성에 대한 확신으로 이정협을 발탁한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은 큰 박수를 받았다.
아시안컵이 끝났지만, 슈틸리케 감독의 이정협을 향한 신뢰는 변하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앞으로도 이정협을 지속적으로 중용할 것이라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리고 더 발전해야 한다는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이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군데렐라'라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본인 스스로가 아직까지 스타가 됐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아직 이정협 최고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 이정협이 기술적인 부분에서 많은 발전을 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라며 더 성장한 이정협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정협을 향한 믿음은 그대로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정협은 모든 지도자가 함께 하고 싶어 하는 유형의 선수라는 것이다. 항상 자신에게 요구되는 점을 잘 이해하고, 경기장에서 발휘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훈련하고 연구하는 선수다. 이런 선수가 있어 감독으로서 행복하다. 특히 결승전에서 이정협은 골을 넣지 못했지만 최고의 경기를 했다. 헤딩에 능한 선수다. 호주전에서 헤딩 경합 80% 이상을 따냈다"며 이정협의 플레이에 만족감을 내비쳤다.
이제 슈틸리케 감독은 '제2의 이정협' 찾기에 나선다. 무명이지만 가능성이 엿보이는, 또 다른 스타 탄생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정협처럼 잠재력을 가졌고, 또 이정협과 같은 정신과 의지를 가진 또 다른 대표 자원들이 파격 발탁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오는 3월에 열리는 A매치에 이정협을 잇는 또 다른 깜짝 대표 발탁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슈틸리케 감독은 "당장 있을 3월 친선경기를 잘 준비할 것이다. K리그 경기를 많이 보러 다닐 것이고 '제2의 이정협'을 찾을 것이다. 3월 A매치는 여유롭고 많은 것을 실험할 수 있는 기회다. 지난 제주도 전지훈련에서 유심히 지켜봤던 2~3명의 선수가 있다. 어떤 선수인지 지금 밝힐 수는 없다. 부담감 때문에 리그 경기를 망칠 수 있다"며 매의 눈으로 대표 후보로 꼽히는 2~3명의 선수를 지켜보고 있음을 밝혔다.
그리고 슈틸리케 감독은 모든 선수들에게 대표팀의 문은 열려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경험, 나이 등으로 인한 제약은 없다. 어떤 선수라도 능력과 가능성을 보인다면 태극마크를 달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차두리가 한국 나이로 36살인데 이번 대회, 이렇게 큰 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이에 나는 희망을 가졌다. 나이와 경험, 이런 것들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준비된 선수라면 누구나 경기에 나설 수 있다"며 대표팀의 문을 활짝 열어 놓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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