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우·윤명준의 역투…어둠속 두산이 건진 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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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3연전서 눈부신 역투…김강률 이탈 불펜에 '빛줄기'

[김형태기자] 지난 5∼7일 LG 트윈스와 주중 3연전서 2승1패를 거둔 두산베어스는 새 필승조의 가능성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비록 3연전 마지막 날인 7일 연장 11회 접전 끝에 5-7로 패해 '싹쓸이'에는 실패했지만 불안하던 불펜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간다는 점에선 적지 않은 소득이 있었다. 그 중심에는 이재우와 윤명준 두 오른손 투수가 자리잡고 있다.

무엇보다 이재우의 관록 넘치는 분전이 두드러진다. 이재우는 6일 LG전 경기 후반 투입돼 팀이 중요한 고비를 넘는데 일조했다. 두산이 4-2로 쫓기던 8회초 1사 1,2루서 함덕주를 구원 등판했다. 살얼음판 같은 박빙의 리드를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 그는 김용의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정의윤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이닝을 끝냈다. 두산이 LG의 마지막 추격을 힘겹게 뿌리치고 5-4로 승리하는 데 귀중한 징검다리를 놨다.

7일에도 그의 역할을 반짝 빛났다. 4-4로 승부를 알 수 없던 8회초. 선두타자 안익훈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이번에도 함덕주를 구원해 마운드에 올랐다. 정성훈을 좌익수 플라이 처리한 그는 이진영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한나한마저 7구만에 헛스윙 삼진처리해 수비를 마쳤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그는 손주인-최경철-박지규 세 타자를 삼진 1개 포함, 삼자범퇴로 가볍게 요리하고 홈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틀 연속 '게임 포인트'에서 등판한 그는 합계 4.2이닝 무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에 탈삼진 3개라는 눈에 띄는 성적을 거뒀다. 팀이 어려운 순간 풍부한 경험을 앞세워 관록을 과시한 그의 모습은 두산에 한줄기 빛이 되고 있다. 오른손 정통파 김강률이 시즌아웃(아킬레스건 파열)된 상황에서 이재우의 역할에 그 어느 때보다 눈길이 쏠린다.

김강률이 맡던 프라이머리 셋업맨은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임시 마무리의 역할까지 맡아줘야 한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당분간 이재우·윤명준·함덕주 등을 경기 상황에 맞춰 기용하는 '집단 마무리(Bullpen by Committee)' 체제를 가동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프로 18년차인 그는 현재 두산 불펜에서 가장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이고 있어 시즌이 진행될수록 활용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윤명준의 약진도 눈에 띈다. 올 시즌을 풀타임 마무리로 출발했지만 초반 부진으로 잠시 흔들린 그는 최근 들어 다시 정상 페이스를 찾아가고 있다. 특히 LG와의 잠실 3연전에 내리 등판하며 가능성을 재확인받고 있다. 5일 0.2이닝 무실점한 그는 6일 절체절명의 순간 등판해 귀중한 세이브를 올렸다. 5-4로 승부를 알 수 없던 9회초 1사 만루에서 이병규(9번)를 2루수 병살타로 요리하고 경기를 끝내는 모습은 압권이었다.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7일 경기에서도 그의 역투는 주목할 만했다.

4-4 동점인 9회초 등판, 첫 두 이닝 동안 실점없이 마운드를 지키며 박빙의 경기를 이어갔다. 11회초에도 계속 등판한 그는 선두 박지규를 유격수 내야안타로 내보낸 뒤 오지환을 투수땅볼로 잡았지만 이병규에게 우전안타, 김용의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1사 만루서 정성훈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한 뒤 교체됐다.

힘이 빠진 11회 결승점을 내주긴 했지만 이틀 연속 박빙의 상황에서 던진 점, 이날 투구수가 무려 52개에 달했다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앞선 9회와 10회 투구에서 그의 마무리 투수로서의 자질을 재차 발견한 셈이었다.

김 감독은 ""우리 어린 투수들이 경험이 없어서 그렇지 막상 붙여 놓으면 잘한다"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확실한 마무리감을 외부에서 영입하기 어렵다면 결국 있는 자원이 해줘야 한다. 이재우와 윤명준의 어깨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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