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유혹 있었다"…가요계가 바라보는 '음원 사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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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사재기 논란 수면 위로…"정당한 경쟁해야"

[이미영기자] 가요계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음원 사재기'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종합편성채널인 JTBC의 '뉴스룸'은 지난 22일 가요계 사재기 의혹을 보도했다.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에 등록된 아이디들을 전수조사한 결과, 동일패턴의 유령 아이디들이 대거 발견 됐다는 것. 해당 가수의 팬들이 직접 아이디를 여러 개 만들어 특정곡을 스트리밍 하거나 브로커들이 조직적으로 순위 조작에 개입한 것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일부 음원 홍보 업체들이 중국 등 해외에 공장을 구축해 조직적으로 음원 사재기를 한다고 전해지고 있다"고도 했다.

이날 보도 화면에서 모자이크 된 가수들의 팬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일부 가요 관계자들과 팬클럽 활동을 하는 네티즌들 역시 '유령 아이디'에 대해 '사재기'를 명확하게 설명하는 수단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유령 아이디는 팬클럽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총공'의 결과라는 것. '총공'은 가수들의 팬들이 음원 발표 직후 동시에 조직적으로 다운로드와 스트리밍을 하는 '총공격'의 줄임말. 가수의 실시간 음원차트 순위를 올리기 위해 아이디를 다수 개설하는 이용자들이 많다는 것.

음원사이트 멜론 측은 '순위 조작'은 있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동일 패턴 아이디의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건에 대해서는 필터링을 통해 차트에 반영이 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많은 관계자들은 수많은 아이디를 확보한 기획사나 음원 순위를 조작하는 브로커 등 '음원 사재기'는 분명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음원 순위를 올려주겠다는 브로커의 연락을 받은 적 있다"고 털어놓은 관계자들도 많았다. 구체적인 순위와 액수까지 거론했다. '○○사가 신곡을 사재기 했다' 등 확인되지 않은 풍문들이 떠돈다.

익명을 요구한 가수 A씨는 22일 조이뉴스24에 "과거 브로커한테 제의를 받은 적이 있다. 실제로 다른 아이돌 가수의 사재기를 했던 팀이라고 들었다. '1, 2주 동안 20권 내에 들게 해주겠다며 1억을 요구했다"고 과거 경험을 털어놨다.

A씨는 "음반을 내는 가수 입장에서 '사재기'가 이해 안 가는 것도 아니다. 앨범 한 장에 소속 가수는 물론 회사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절박함이 있다. 순위에 따라 가수의 '이미지'를 구축할 수도 있고, 그 절박한 마음이 이해가 간다.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음악에 투자가 되어야할 것들이 다른 것에 투자가 된다. 창작하는 입장에서 '창작 의지'가 꺾이고 힘이 빠진다. 물량 공세나 포장에 의해서 음악을 듣게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많은 가요 제작자들도 '사재기 의혹'에 대해 수사당국이 철저히 수사해서 정확한 실체를 밝혀야 한다는 데는 공감을 하고 있다. 다만 갈수록 '사재기' 교법이 교묘해지면서 명확하게 밝혀내기 어렵다는 것.

지난 2013년 SM, YG, JYP 등 3대 가요기획사가 주축이 돼 디지털음원 사용횟수 조작행위를 조사해달라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하기도 했으나 증거 불충분 결론이 났다.

가요 관계자들은 음원사이트 '실시간차트'에 목을 맬 수 밖에 없는 현 시장 구조를 지적하면서도, 가수의 팬덤과 가요제작자, 관계자들 스스로 자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는 "사재기 의혹 이면에는 성적에 의해 콘텐츠의 승부수가 현실이 존재한다"라며 "조작을 통한 결과는 일시적인 것으로, 공정하지 못하고 지속성이 떨어진다. 또한 불법이 모여 좋은 콘텐츠로 착각하게 하면서 가요계 질서를 교란시킨다. 같은 선상에 있는 아티스트들을 외면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요 제작자들이 시장 질서를 위해서라도 정정당당한 경쟁이 필요하다"라고 자성의 목소리를 요구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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