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이번 플레이오프는 '4번타자 전쟁'이다. 리그를 대표하는 두 좌타자가 두 팀에 포진해 있어 시리즈 내내 눈을 뗄 수 없을 전망이다.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는 18일부터 창원 마산구장에서 한국시리즈 진출권을 놓고 5전3선승제의 열전을 펼친다. 여러모로 흥미거리가 가득한 이번 시리즈를 뜨겁게 달구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에릭 테임즈(NC)와 김현수(두산)의 '불방망이 대결'이다.
테임즈는 두 말할 필요 없는 올 시즌 최고 타자 가운데 하나. 타율 3할8푼1리 40홈런 140타점이란 괴물급 성적을 올렸다. 타격 1위에 홈런 3위, 타점 각 2위의 성적. '클래식 기록'도 뛰어나지만 더 대단한 건 비율 기록이다. 테임즈는 출루율(0.497)과 장타율(0.790)이 '배리 본즈급'으로 압도적이다. 시즌 OPS 1.287로 MVP 경쟁자 박병호(넥센, 1.150)보다 우위에 있다. 독보적인 1위다. 발로 빨라 40개의 도루를 성공했다. 대체선수 대비 승수를 평가하는 WAR가 10에 육박한다. 테임즈 한 명 덕분에 NC는 시즌 10승 정도를 더 번 셈이다.
테임즈는 두산을 상대로도 무척 강했다. 올 시즌 두산전 타율 4할3푼1리 7홈런 24타점으로 무섭게 휘둘렀다. 다만 두산의 홈인 잠실에서 다소 부진한 게 걸린다. 잠실구장서는 타율 2할1푼6리 2홈런 9타점으로 기를 펴지 못했다.
김현수도 크게 뒤질 게 없다. 타자에게 무척 불리한 잠실을 홈으로 사용하면서도 개인 최고 성적을 올렸다. 타율 3할2푼6리 28홈런 121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OPS 0.979에 득점권 타율 3할3푼3리로 찬스에 무척 강했다. 두산은 김현수 덕에 6승 정도를 추가로 올렸다는 계산이 나온다. 홈구장이 잠실이 아니었다면 수치가 얼마나 향상됐을지 짐작하기도 어렵다.
김현수는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선 크게 재미를 보지 못했다. 타율 2할1푼4리(14타수 3안타) 4타점에 그쳤다. 하지만 승부를 알 수 없던 4차전 9회초 6-9로 뒤진 1사 만루서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려 팀이 대역전극을 펼치는 데 징검다리를 놨다. 기회가 주어지면 언제든지 한 방을 쳐낼 수 있음을 재차 입증한 것.
올 시즌 김현수는 NC를 상대로 유독 강했다. 상대 타율이 4할3푼9리에 달한다. 김현수는 김경문 NC 감독이 두산 시절 키워낸 '수제자'로 여겨진다. 옛 지도자를 상대로 큰 무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벌써부터 큰 주목거리다.
단기전은 큰 것 한 방이 승부를 가르기 일쑤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서 운 좋게 홈런 하나 없이 3승1패로 승리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양상이 달라질 수 없다. 결국 해줄 선수가 해줘야 한다는 말이 많다. 두 팀의 4번타자 테임즈와 김현수에게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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