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영화 '아가씨'의 박찬욱 감독이 1천500대 1의 경쟁 속에서 신예 김태리를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영화 '아가씨'(감독 박찬욱, 제작 모호필름, 용필름)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박찬욱 감독과 배우 김민희, 김태리, 하정우, 조진웅이 참석했다.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김민희 분)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하정우 분),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받은 하녀(김태리 분)와 아가씨의 후견인(조진웅 분)까지,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숙희 역의 김태리는 1천500대 1의 경쟁을 뚫고 영화에 캐스팅됐다. 박찬욱 감독은 수많은 배우들 중 김태리를 과감히 낙점한 것에 대해 "오디션을 보면 잘 하는 배우들이 참 많아졌더라"며 "선택이 힘들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오디션을 할 때 '이런 사람을 찾아야지'하고 미리 그려놓는 '상'이라는 게 있는데 키는 어떤지, 청순해보이는 사람인지 등 그런 '상'을 가지고 있으면 안된다"고 덧붙인 박 감독은 "그냥 좋은 배우, 순간적인 영감을 주는, 그런 사람을 만나면, 임자를 만나면 느껴지는 것이 있다"고 오디션 당시를 떠올렸다.
박찬욱 감독은 "그렇게 본능적인 직감에 의한 선택이었다"며 "굳이 표현하라면 일단 누구나 할 것 같은 그런 접근 방식으로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었다"며 "자신만의 독특한 것이 있었고 주눅들거나 그러지 않더라"고 답했다.
"그런 것이 있어야 이런 큰 배우들과 만나서 자신의 몫을 할 수 있지 않나"라고 답을 이어간 박 감독은 "그런 것을 높이 샀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아가씨 히데코 역 김민희 역시 처음 만난 김태리와 어떤 작업을 펼쳤는지 회상했다.그는 "김태리는 저와 처음 만나는데 워낙 신인답지 않게 침착하고 유연했다"며 "재밌고 귀엽다 생각했던 것은, 여름에 한참 더울 때 김태리가 큰 커피나 물을 이만큼씩 들고 다녔는데 저에게 먹던 빨대를 입에 넣어주더라. 굉장히 귀엽다 생각했다"고 웃으며 말해 현장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짐작케 했다.
'아가씨'는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오는 6월 국내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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