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오락가락.' 본격적인 장마철에 접어든 궂은 날씨 때문에 최근 KBO리그 경기가 정상적으로 치러지는 날이 드물다. 지붕이 덮인 돔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을 안방으로 사용하고 있는 넥센 히어로즈 홈경기만이 예외다.
중부지방에 호우 특보가 내려진 5일,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맞대결이 예정된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는 많은 비가 내렸다. 그런데 경기 개시 시각(오후 6시 30분)을 두 시간 앞둔 오후 4시경 거짓말처럼 비가 그쳤다.
그라운드는 우천을 대비해 홈플레이트 주변을 포함해 내야 전체가 방수포로 덮혀 있었다. 당일 경기 감독관은 김시진 한국야구위원회(KBO) 경기위원이다. 김 위원은 오후 3시경 케이티위즈파크에 도착했다. 그를 포함해 KBO 경기 감독관 대부분이 비슷한 시간대에 경기장에 도착한다. 요즘처럼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는 시기는 더 신경 쓸 부분이 많다.
날씨 변화도 수시로 확인해야 하고 그라운드 상태도 꼼꼼하게 점검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위원은 비가 그치자 "경기를 치르는게 원칙"이라며 "수원 지역에 비 예보가 있긴 하지만 오후 5시까지 날씨를 지켜보고 (취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스마트폰의 날씨 정보 어플리케이션 뿐 아니라 기상청 홈페이지도 수시도 들어가 확인을 한다. 레이더 영상을 통해 비구름 이동 경로도 파악한다. 김 위원은 "비가 계속 내리거나 반대로 날씨가 좋아져 비 예보가 없다면 판단을 내리기가 수월하다"며 "그런데 날씨를 예측할 수 없는 이런 때가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정팀 KIA 선수들도 케이티위즈파크에 도착했다. 그러자 김 위원은 감독관실에서 나와 다시 한 번 그라운드 상태를 점검하고 확인했다. 구장 관리를 맡은 스태프가 그라운드로 나와 방수포를 걷어냈다. 정상적으로 경기 진행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방수포를 걷어내자 다시 비가 내렸다. 제법 많은 양이 쏟아졌다. 구장 관리 스태프는 서둘러 방수포를 다시 덮었다. 김 위원은 "수원 기상청(수도권 기상청)에 다시 문의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입장 티켓 판매도 시작될 시간이 다가왔다. 김 위원은 "비가 그치면 다시 그라운드를 정비해야하는 시간도 감안해야 한다"며 "여기에 홈과 원정 선수단, 그리고 구장을 찾을 팬들 입장까지도 두루 살펴야 한다"고 걱정했다.
김 위원은 최종 선택을 내렸다. 오후 4시 45분, 경기 취소를 결정했다. 그는 양 팀 관계자와 코칭스태프 그리고 현장을 찾은 취재진에게 취소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김 위원은 "수원 기상청과 통화를 했다"며 "레이더 영상으로는 비구름 이동이 잡히지 않지만 국지성 호우 확률이 상당히 높다고 했다"고 전했다.
수원을 포함해 이날 잠실구장, 인천 SK행복드림구장, 마산구장 경기도 줄줄이 취소가 됐다. 케이티위즈파크에는 비가 잠시 소강 상태를 보였으나 오후 5시 30분터 빗줄기가 다시 굵어졌다. 구장이 자리한 수원시 장안구에는 지금까지 7.2mm의 비가 내렸다.
kt 선수들은 비 때문에 4경기 연속 개점휴업이다. 지난 주말 사직구장에서 치를 예정이던 롯데 자이언츠와 3연전은 모두 우천취소됐다. 반면 KIA 선수들은 꿀맛같은 휴식 시간을 갖게 됐다. KIA는 지난 주말 넥센과 3연전을 치렀다. 고척돔에서 열린 경기라 날씨에 관계없이 정상적으로 경기를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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