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시민구단 대구FC는 올해 K리그 챌린지(2부리그) 2위로 클래식 승격에 성공했다. 손현준 감독대행의 꼬리표를 떼고 정식 감독에 선임하고 일찌감치 내년 준비에 돌입했다.
많은 경기를 치르느라 피곤한 대구이지만 여유를 즐길 시간은 없다. 클래식에 올라왔지만, 전력 자체만 놓고 보면 다른 11개 구단에 비해 열세다. 이 때문에 지난 12일 경상남도 남해에 모여 체력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손현준 감독은 대구가 내년 꼴찌라 생각하고 출발을 준비 중이다. 남들이 마무리 훈련을 한 뒤 휴식에 들어갔지만 부러워할 생각은 전혀 없다. 생존해야 구단의 미래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의 훈련 일정은 빡빡하다. 오는 30일까지 남해에서 훈련한 뒤 내년 1월 6일 중국 쿤밍으로 떠난다. 고지대인 쿤밍에서 체력과 전술을 완벽하게 만들겠다는 의도다. 부족한 골 결정력이나 수비력을 조직력을 앞세운 축구로 극복해야 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움직이는 중이다.
2월에는 팀이 어느 정도 뼈대를 만든 상황에서 연습 경기로 실전 감각을 키운다. 국내 전지훈련이 예정된 최용수 감독의 중국 장쑤 쑤닝, 이장수 감독의 창춘 야타이, 박태하 감독의 옌볜 푸더 등과 연습 경기를 일찌감치 잡아 놓았다.
선수 보강은 조용히 진행 중이다. 그러나 화려하게 할 생각은 없다. 승격을 대비해 2~3년 전부터 조광래 대표이사의 계획으로 알찬 영입을 해왔다. 큰 지출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강원FC의 폭풍 영입을 부러워하지 않는 이유다.
대구 관계자는 "국내 선수의 보강은 더는 없다. 우선지명으로 온 신인들이나 R리그(2군리그)를 통해 육성한 선수들을 활용한다. 외국인 선수 2명 정도 보강만 생각 중이다"고 전했다. 세징야와 에델은 그대로 두고 파울로, 알렉스에 대해서는 깊은 고민을 한 뒤 판단한다는 뜻이다. 태국 파타야 유나이티드에서 뛰는 주니오르의 영입을 놓고 마지막 검토를 하고 있다.
참고 가능한 오답노트가 있다는 것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2015년 대전 시티즌, 2016년 수원FC가 그렇다. 승격 후 대대적인 선수단 물갈이를 했다가 분위기가 어수선했던 사례가 있다. 챌린지 시절부터 키워왔던 선수단 분위기를 깨지 않으려 한다.
손 감독이 선수단을 잘 알고 있다는 것도 한 몫을 한다. 밀고 당기기를 잘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 꼴찌"라며 문제 의식을 제대로 심어주고 있는 것도 선수단에 먹혀들고 있다.
조광래 대표이사는 밖으로 뛰고 있다. 구단 살림살이를 불리기 위해 시 관계자들이나 후원 업체들의 모임인 앤젤클럽을 신경 쓰고 있다. 내실과 외형을 함께 갖춰 가고 있는 대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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