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800돌 '라디오스타', 게스트만 1434명…존재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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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라디오스타'가 800회를 맞았다. 햇수로는 16년, 지금까지 거쳐간 스타들만 1434명에 이른다. '황금어장'에 셋방살이를 하던 '라디오스타'는 최장수 대표 토크쇼가 됐고, 이제는 900회를 바라보는 '편안한' 토크쇼를 꿈꿨다.

18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 800회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김국진과 김구라, 유세윤, 안영미, 연출 이윤화 PD가 참석해 소회를 전했다.

18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 8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 안영미, 김구라, 김국진, 유세윤이 참석했다. [사진=MBC]
18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 8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 안영미, 김구라, 김국진, 유세윤이 참석했다. [사진=MBC]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는 16년의 시간만큼 MC 라인업도 수차례 변경됐다. 윤종신과 김구라, 신정환 등 3MC 체제로 출발해 그 해 9월 김국진이 합류해 가장 오랜 시간 프로그램을 지켰다. 김구라와 유세윤은 잠시 프로그램을 떠나기도 했지만 다시 합류했고, 2019년 안영미가 '라스' 최초 여성MC로 투입되며 현 MC 체제가 완성됐다.

맏형이자 기둥인 김국진은 지난 16년 동안 딱 한 번 녹화에 불참했을 만큼 묵묵하게 그 자리를 지켰다. 그는 '라디오스타'를 친구에 비유하며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김국진은 "'라디오스타'가 복귀작이었다. 방송을 관두고 다시 시작한 게 '라디오스타'였다. 첫 친구고 신기한 친구이다. 성격은 모르겠지만 특이한 친구"라며 "나는 평범한 스타일이지만, 특이한 면도 있어서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

김국진은 "'라디오스타'에 복귀하고 나서 아파서 한 주 정도 녹화를 참여하지 못했다. 병원에 있어서. 나머지는 다 참여를 한 거 보면 '나도 건강하고 라디오스타도 아직 건강하구나' 생각이 든다"라며 시청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김구라는 "뉴욕에 가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있는데 100여 년 전에는 가장 높은 빌딩이겠지만 이제는 더 높은 빌딩도 많고 낮아도 화려하게 지은 건물이 많아 눈길이 그리로 가는 건 사실이다"라며 "16년 동안 매번 어떻게 핫하겠냐. 그래도 여전히 건재하다는 건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다"라고 말했다.

안영미는 '라디오스타' 최초의 여성 MC다. 안영미는 "최초의 여성 MC라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최초의 임산부 MC까지 됐다. 또다른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 MC 됐다고 했을 때 해맑고 즐거운 마음으로 했다. 한 회 한 회 쉬운 것이 아니구나. 1년은 버틸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했다. 700회와 800회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꿈만 같다"라며 "그 사이에 혼인 신고도 하고 임신도 하고 여러일을 겪어서 남다른 느낌이 있다. 가족 같다"고 말했다.

현재 임신 중인 안영미는 "이제 15주라 미래를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라며 "일반회사처럼 육아휴직을 준다면 1천회가 됐든 계속 '라디오스타'에 몸담고 싶다. 계속 이 자리를 지키고 싶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라디오스타'는 2007년 5월30일 '무릎팍도사'와 함께 '황금어장'이라는 프로그램의 한 코너로 시작했다. 초창기 '무릎팍도사'에 밀려 5분 편성의 기록을 남기기도 했지만, 'B급 웃음 코드'와 '마라맛 토크'로 16년의 시간동안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토크쇼가 됐다. 그간 다양한 사건 사고에 휘말렸고, 저조한 시청률에 부침을 겪고 있지만, 사라져가는 지상파 토크쇼의 명맥을 잇고 있다.

김구라는 "예전부터 음악 토크쇼를 지향해왔다. '배철수의 음악캠프' 같은 프로그램 같이 플랫폼은 다르지만,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큰 틀에서의 포맷이라고 생각한다. 토크쇼라는 포맷이 우리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라스'의 정체성을 이야기 했다.

'라디오스타'의 800회 원동력은 무엇일까. 유세윤은 김국잔과 김구라에 공을 돌렸다.

유세윤은 "김국진이라는 사람이 가장 김국진다운 공간, 김구라라는 사람이 가장김구라다운 공간이다. 큰 몫을 해주고 있고 편안함과 날카로움을 도맡아하고 있다. 그 매력이 800회까지 오게 만들어준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라디오스타' 조연출에서 메인 연출을 맡게 된 이윤화 PD는 "사람들의 면면이 더 깊어졌다"라며 "얼마 전 800회 녹화에서 게스토로 온 김준현 씨가 족발집 씨육수 같다는 표현을 해줬는데, MC들이 씨육수처럼 푹 고아진 맛을 시청자분들이 익숙하게 받아들인다면, 씨육수를 바탕으로 매번 게스트분들이 새로운 요소라 생각한다. MC와 프로그램을 별개라고 생각하지 않고 게스트가 그 회차의 새로운 재료이자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고, 그 재료들의 새로움을 맛있게 끓여내는 것을 고민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자신들이 돋보이는 것보다, 게스트들을 받춰주는 MC들의 몫도 크다고 했다.

과거 '독한 마라맛 토크'로 사랑받던 '라디오스타'는 최근 '순한 맛'으로 불리기도 한다. 과거에 비해 '독기'가 사라졌지만, 대신 편안함이 곁들어졌다.

이윤화 PD는 "순한 맛이라고 하기에는 강약중간약이 있다"면서도 "제가 달라졌다고 느끼는 건 게스트에게 불편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시청자들도 불편하게 생각하고 감정 이입을 한다는 것이다. '순한 맛'이라기보다, 최대한 불편함을 드리지 않는 선에서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독한 맛'을 대체하는 '라디오스타'의 매력에 대해 "사전 인터뷰를 꼼꼼하게 해서 오픈되지 않은 매력을 끄집어내고, 간을 보면서 '어떤 매력이 있을까' 생각한다. 섭외에 있어 그들에게 맞춰줘야 하는데 사전조사를 정말 열심히 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을 하고 있고,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이들의 면면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국진은 "예전 게스트들은 겨울을 느끼고 갔다. '춥다. 쉽지 않다'고 생각하고 방한복을 입으려고 했다. 이제는 저희에게도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있다. 두루두루 있고 춥지만은 않다. 따스한 온기도 있다는 것이 '라스'의 느낌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달라진 변화를 이야기 했다.

김구라는 "예전보다 조금 순한 맛이라고 하는건 당연한 거다. 여타 프로와 비교하면 그래도 다른 프로그램과 다르게 나름의 독한 것이 있다. 독하고 날것을 원한다면 '구라철'을 봐주길 바란다"라고 웃었다.

전성기를 지난 '라디오스타'의 위기, 그리고 마지막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이야기 했다.

김구라는 "처음 시작할 때 이렇게 시작할지 몰랐다. 모든 프로그램에는 뜻이 있다. 최장수 프로그램이라도 언젠가는 끝날 것이다. 900회까진 충분히 가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 경쟁력이 떨어지면 소멸된다. 그래도 저희 프로그램은 슬프지가 않다. 천수를 다 누렸다고 보기 때문에 언젠가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가까운 시일은 아니다"라고 확신했다.

김구라는 "윤종신이 '하는데 내가 재미가 없다'라며 리프레시를 위해 그만 두고 '라스'를 떠났다. 위기는 우리 스스로가 하면서 '재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 때"라며 "다행히 저는 아직 그런 적이 없었다. '녹화가 좀 길게 하네'라는 생각도 하지만, 녹화하고 난 뒤 '누구 때문에 웃겼네' 하면서 돌아간다"고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국진은 "휘둘리기 시작하면 진짜 위기다. 이 자리에서 하는 것 밖에 없었다. 상대 프로그램이 잘 된다고 해도 우리답게 하는 것이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었다. 지금도 우리와 하는 프로그램을 보면 항상 위기가 있다. '우리답게' 걸어왔던 것이 다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게스트는 모두 1434명에 이른다. 이중 기억에 남는 게스트를 묻는 질문에 MC들은 가수 솔비와 배우 최민수, god 박준형, 김흥국 등을 꼽으며 그들의 토크를 떠올렸다. 이윤화 PD는 앞으로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로 배우 김혜수와 손석구, 가수 아이유를 언급했다.

이 PD는 "생각보다 적은 것 같다"고 웃으며 "마음을 열고 '라디오스타'를 가볍게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았으면 한다. 저희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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