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① 최우식 "母 사진 나온 '넘버원', 큰 선물⋯고민에도 도전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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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배우 최우식, 영화 '넘버원' 엄마의 숫자가 보이는 하민 役 열연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자주 말해, 실제로는 딸 같은 아들"
"어렸고 부족했던 '거인', 마지막 작품이라 생각하기도⋯고마운 작품"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37살 나이가 믿기지 않는 동안 배우 최우식이 엄마 사랑이 가득한 ‘넘버원’으로 힐링을 선사했다. 최우식의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한 '거인' 이후 10여 년 만에 다시 만난 김태용 감독과 끈끈한 믿음을 담아낸 것. 정말 어렸고 아무것도 몰랐던 시절 연기한 '거인'을 떠올리며 최우식은 한층 성장하고 단단해진 내면을 드러냈다. 물론 여전히 고민과 걱정이 많은 그이지만, 배우로서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는 뜻도 덧붙였다. 그 중심엔 역시나 '넘버원'이 있다. 특히 최우식은 엄마 사진이 엔딩 크레딧에 나왔다고 밝히며 “큰 선물”이라고 '넘버원'에 대한 애정을 한껏 드러냈다.

지난 11일 개봉된 '넘버원'(감독 김태용)은 어느 날부터 엄마의 음식을 먹을 때마다 하나씩 줄어드는 숫자가 보이기 시작한 하민(최우식)이, 그 숫자가 0이 되면 엄마 은실(장혜진)이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엄마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다.

배우 최우식이 영화 '넘버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배우 최우식이 영화 '넘버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거인'을 함께 한 최우식과 김태용 감독이 다시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최우식은 장혜진과 '기생충'에 이어 두 번째 모자 호흡을 맞췄다.

최우식이 연기한 하민은 어느 날부터 엄마가 해주는 음식을 먹을 때마다 눈앞에 알 수 없는 숫자가 보인다. 이 숫자는 음식을 먹을수록 하나씩 줄어든다. 그 숫자가 0이 되는 순간, 엄마가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하민은 평범했던 일상에서 벗어나 오직 엄마를 지키기 위해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자신에게만 보이는 숫자로 인해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비밀인 엄마의 남은 시간을 알고 살아가야 하는 아이러니한 운명 속에서 엄마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불안한 청춘의 얼굴부터 날카롭고 서늘한 인상, 풋풋한 설렘 로맨스 등을 자유럽게 오가며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한 최우식은 '넘버원'에서 고등학생부터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한 인물의 서사를 유연하면서도 깊이 있게 그려내 공감도를 끌어올렸다. 특히 장혜진과는 가슴 먹먹해지면서도 유쾌함이 가득한 모자 케미를 형성해 관객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진다. 다음은 최우식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영화를 본 주변 반응이 어떤가?

"만날 때마다 궁금해서 물어보고 있다. 궁금하다. 다양한 장르의 세 영화가 비슷한 시기에 걸리는데 다행인 것 같다. 제가 궁금한 것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많기 때문이다. 과연 어떤 장르를 좋아하실까 궁금해하고 있다."

배우 최우식이 영화 '넘버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배우 최우식이 영화 '넘버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 완성본을 보고 난 후엔 어땠나?

"객관적으로 보기 어렵더라. 제 얼굴만 유심히 보고 '왜 연기를 저렇게 했나?' 생각했다. 저는 제가 연기한 것만 처음부터 끝까지 알지 다른 배우들의 모먼트는 모른다.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조합해서 봤을 때 너무 좋았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제 얼굴 보다 어머니의 얼굴을 보고 감동할 때가 많았다. 어머니가 계단에 푹 앉을 때 가슴이 너무 아팠다."

- 실제론 어떤 아들인가? 효자인가?

"제 입으로 얘기하기 그렇지만 부모님과 많이 친한 편이다. 형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아들보다는 딸 같은 경향이 있다. 사랑한다고도 자주 얘기한다. 사랑이 쉽게 오가는 가족이긴 하다. 하지만 저도 이 영화를 찍으면서 일에 치여서 부모님이나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많이 잊고 살았다고 느꼈다. 초중고를 부모님과 같이 살고 독립 전까지는 엄마 밥 먹으면서 엄마, 아빠의 사랑을 당연히 여겼던 때도 있다. 일에 치여, 인생에 치여 잊고 지나갔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효자가 되어야 하는데'라고 다시 다짐했다."

- 부산 사투리를 사용하긴 하지만, 많이 투박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감독님이 살짝 의도한 것이 경상도 사투리를 여자 선생님에게 배우면 좋겠다고 하셨다. 우리가 생각하는 경상도 남자는 과묵하고 툭툭 던지고 표현 하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그것과 다른 면이 있다고 했다. 정 많고 어머니 같은 말투가 많다. 그런 것을 노력했다. 하민이도 다른 남자애들보다 살가운 것이 있다."

- 부산 사투리는 첫 도전이라 고민이 많이 됐을 것 같다.

"제일 큰 고민이었다. 도전해야 하는데, 그냥 말하는 것도 아니고 감정신을 해야 하다 보니 그게 겁이 났다. 아무리 잘해도 들을 때 티가 나면 몰입에 방해가 될 텐데 싶어서 고민과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제 필모그래피를 보니까 저는 늘 안전한 길을 많이 택했다. 내가 표현 잘할 수 있는 것을 많이 쫓았다. 그래서 도전을 해보자는 마음이었다. 다행인 것이 주변에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분이 많으셨다. 장혜진 선배님, 감독님, 스태프들까지 물어볼 사람이 많았다."

배우 최우식이 영화 '넘버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배우 최우식과 장혜진이 영화 '넘버원'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배우 최우식이 영화 '넘버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배우 최우식이 영화 '넘버원'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 2014년 개봉된 '거인'을 함께한 김태용 감독과 10년이 훌쩍 지나 두 번째 작품을 같이 하게 됐다. 김태용 감독이 많이 성장했다는 말을 했는데 스스로도 그렇게 느끼는 부분이 있나?

"'거인'으로 만났을 때 24살, 27살이었다. 정말 어리고 경험도 없을 때다. 서로 척하지 않고 생으로 만나서 더 친해질 수 있었다. 굳이 이런 척, 저런 척 안 하고 날것의 감정으로 친해졌다. 감독님은 누구보다 저를 잘 알고, 저도 감독님에 대해 잘 안다. 10년이 지나 두 번째 작품 연락이 왔을 때는 당연히 반가웠지만, 부정적이었다. 첫 작품으로 좋게 끝날 수도 있는데,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나. 저는 먼저 겁을 먹는 스타일이라 부담이 컸다. 사투리도 해야 하고 감정신도 많다. 너무 다행인 건 정말 친하고 잘 아는 사람끼리 만나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 술술 풀렸던 것 같다. 10년 동안 다른 현장에서 경험을 많이 쌓았다 보니, 누구나 하는 것도 제가 하면 감독님은 성장한 것처럼 보이나 보다. "너 많이 컸다" 하신다. 그걸 들으면 '내가 '거인' 때는 아무것도 안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계속 연락을 하고 지냈나?

"매년 만나서 술을 마시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가끔 연락했다. 오랜만에 작품을 하는 건데도 엊그제처럼 컨티뉴가 되어서 좋았다. 사람이 많이 안 바뀌더라."

- '거인'과는 전혀 다른 결의 영화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느낌이 어땠나?

"'여교사'를 한다고 한 번만 읽어보라고 할 때도 되게 세다고 생각했다. 이번엔 완전 다른 색의 글이 왔다. 신기했다. 감독님도 그동안 감정 변화가 많았고, 다른 색깔로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욕심이 있구나 싶었다. 색은 완전히 다르지만 캐릭터의 말장난, 핑퐁은 그대로 있더라. 그래서 되게 좋았다. 되게 심각한 주제에 대한 대화를 할 때도 농담을 섞는 위트가 그대로 남아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 최우식이 영화 '넘버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배우 최우식이 영화 '넘버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 이 작품을 선택하기 전 고민이 많았다고 했는데 이를 극복하고 출연을 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무엇인가?

"감독님이 '넘버원' 작업을 하는 도중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제가 '할지 말지 모르겠다', '못할 것 같다' 찡얼거릴 때였는데 감독님이 그걸 오픈하셨다. 진심으로 이 작품을 어머니께 바치고 싶은 마음이 있고 그만큼 잘해내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그런 작품을 저와 같이하고 싶어 하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거인' 때 얘기를 많이 했다. '거인' 때 정말 힘들게 촬영했다. 25회차를 정말 바쁜 스케줄로 찍었다. 무거운 주제임에도 재미있게, 행복하게 찍었다. 또 한 번 그런 현장을 즐겨보자고 하셨다. 그때 생각하니까 너무 재미있을 것 같더라. 그래서 하겠다고 했다."

- '거인'과 비교했을 때 달라진 면은 무엇인가?

"너무 어렸고 부족한 면도 많았다. 나의 부족함을 몰랐을 때다. 내일이 없이 촬영에 임했다. 실제로 마지막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들어갔고, 후회 없이 했던 것 같다. 그때가 있어서 지금이 있는 것 같다. 10년이 지났는데, 배우로서도 인간으로서도 성장한 것 같다. '기생충'도 '거인' 때문에 발탁이 됐다. '기생충' 덕분에 제가 있기 때문에, '거인'과 '기생충' 타이틀은 저에게 큰 작품인 것 같다. 그걸 만들어준 것이 감독님이라 고맙다. 요즘 많이 느끼는데, 그 당시 형들은 진짜 어른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제가 37살이 됐는데, 지금도 저는 아무것도 모른다. 형들도 몰랐겠구나 싶다. 그래서 일을 하면서 매번 느끼고 새롭게 즐기고 성장하면서 좋은 쪽으로 나갈 것 같다."

- 37살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최근 '거인'을 다시 봤는데, 지금과 별반 차이가 없다. (최우식은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치곤 웃었다.) '거인'을 다시 보기도 하나?

"'거인'은 잘 안 본다. 감정적으로 힘든 건 피해간다. '넘버원' 할 때도 많이 피해가려고 했다. 부모님이 제 작품을 볼 때 칼에 찔리고 고통스러워하거나 힘들어하는 거 보기 싫어하시는 것처럼, 힘들고 가여운 모습을 보기 싫더라. '거인'을 그때 만난 것이 다행이다. 여운이 많이 남는 작품이라 많이 좋아하긴 한다. '넘버원'에서도 그런 여운이 있다. 영화관에서 노래가 들어간 엔딩 크레딧을 처음 봤다. 엄마 사진이 같이 나오는데 묘하더라. 영화에 엄마와 제가 같이 걸리는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아서 큰 선물이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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