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 "이희준 부럽다"는 박해수, '수리남'으로 얻은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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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해수 "韓콘텐츠 향한 해외 기대, 자부심 생겨"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넷플릭스 공무원으로 불리는 배우 박해수가 이번엔 '수리남'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박해수는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감독 윤종빈)에서 강인구(하정우 분)에게 접근한 국정원 요원 최창호 역을 맡아 하정우, 황정민, 조우진, 유연석, 김민귀 등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배우 박해수가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감독 윤종빈)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박해수가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감독 윤종빈)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무소불위의 마약 대부로 인해 누명을 쓴 한 민간인이 국정원의 비밀 임무를 수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수리남'은 '군도', '공작' 윤종빈 감독의 첫 시리즈로, 마약 밀매조직을 만들어 마약왕이 된 조봉행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처음 8개짜리 대본을 받았다는 박해수는 최근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실화라는 것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드라마틱했다. 당시엔 두꺼운 책이라 어느 부분에서 끊길지 몰랐고 하나의 긴 서사가 있는 영화같았다. 지문도 많았고 야자수가 있는 국경 지대를 어떻게 구현할지 궁금했다"라며 "스토리텔링도 강하고 긴장감이 넘친다. 그 부분에 많이 끌렸던 대본이다"라고 처음 대본을 받고 매료됐던 지점을 설명했다.

이어 "최창호로 두 가지 면을 보여줄 수 있어서 매력이 있었다. 구상만을 연기할 때 어떤 선을 타야할지 캐릭터를 구축하는 것도 재미있었다"라며 "무엇보다 황정민 선배와 눈을 마주치며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컸다. 황정민 선배는 무대 때부터 존경하고 좋아하던 배우다. '리차드3세' 때 에너지가 엄청나서 정말 만나보고 싶었다. 또 하정우, 조우진 배우는 연기 공부를 할 때 많이 모니터를 하면서 보던 분들이고, 유연석도 훌륭한 배우다"라고 함께 연기한 배우들에 대한 존경어린 마음을 표현했다.

인구의 형인 구상만으로 변할 때는 과유불급이 되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혹시나 비주얼적인 면에서 과하게 표현된 부분은 윤종빈 감독이 정리를 해줬다고 한다. 그리고 가래 뱉는 장면, 의상에 있어서는 자유롭게 선택을 할 수 있었다고. 그는 "여러 방향성에서 선택을 했는데, 최창호가 얘기를 듣고 옷을 샀어야 하니까 편하고 어울리는 것들을 직접 골랐다"라고 전했다.

먼저 촬영을 했던 통화신 이후 구상만 옷을 입으니 날아갈 것 같았다고 회상한 박해수는 "제가 가진 장난기 그대로 했던 것 같다"라며 "간단한 사업가가 아닌거다. 장사꾼이지만 너무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이 있게 해야 속는다. '한국은 이렇게 해야 수출이 된다'라고 하면서 너무 장난스럽게 안 가려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수리남'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수리남'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하정우의 "어색해요"가 애드리브였다고 밝힌 박해수는 "대본 안에 많은 것이 표현이 되어 있고, 저 또한 애드리브를 많이 하는 편이 아니다. 하정우 선배님은 적절한 거 아니면 애드리브를 막 하지 않는다. 충분히 얘기를 나눈다"라고 애드리브가 나오기까지 많은 이야기가 오고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기태(조우진 분)이 차를 고쳐달라고 하는 장면도 요원이니까 아내가 없는 것으로 하자고 해서 현장에서 엄마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전했다.

하정우와의 마지막 장면은 전체 촬영의 두 번째라 너무 부담스러웠다고. 편안함과 생경함 속에서 촬영을 했다는 그다. "약간의 어색함을 이겨내고 극복하려 하는 마음"이라고 표현한 박해수는 "'형을 좋아하지만 나도 배우'라는 마음이다. 나중에 황정민 선배님께서 그 생경함이 리얼해보였다고 하시더라. 다사다난한 일을 겪고 6개월 후 만났을 때 반갑지만 생경함이 느껴질 듯 했다. 반갑고 촬영하는 것이 즐거운데 완전 친하지는 않는 그 느낌과 비슷해서 좋았다고 해주셨다"라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이어 "하정우 선배님이 그 때부터 절 재미있게 해주셨다. 유쾌하신 분인데, 진지하게 절 웃겨주셨다. 저를 귀엽게 봐주셔서 웃으면서 촬영을 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처음으로 작업을 같이 한 윤종빈 감독에 대해선 "'범죄와의 전쟁', '군도', '공작'을 보면 밀도가 높고 세다. 그래서 실제로는 거칠 줄 알았는데 '수리남'을 부드럽게 운전해주셨다. 현장에선 소리도 없고, 디렉션도 많이 주지 않는다. 편안하게 현장을 지휘했는데 그러려면 프리 과정이 엄청 치열했을 거다"라며 "중간에 많이 아프셨다. 지금은 체력이 많이 오른 것 같은데, 아무나 못하는 일인 것 같다"라고 존경어린 마음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공무원'으로 불릴 정도로 넷플릭스와 인연이 깊은 박해수는 '야차',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수리남'까지 올해에만 3작품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났다. 이미 지난 해 '오징어 게임'으로 글로벌 스타 반열에 올라 최근 진행된 에미상 시상식까지 참석한 박해수는 "더 큰 꿈과 도전 의식이 많이 생긴다. 배우로서 더 성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배우 박해수가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감독 윤종빈)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박해수가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감독 윤종빈)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물론 쉼없는 다작으로 지친 적도 많았다. 그는 "'내가 가는 길이 맞나' 싶기도 하고 끊임없이 해온 것에 대해 오래 연구를 했나 하는 물음이 생길 때가 있었다. 힘들고 지칠 때도 많아서 쉬고 싶기도 했다. 바빠서 그런 건 아니고 배우에 대한 생각이 왔다갔다 했다"라며 "선배님들께 여쭤보면 물살을 굳이 멈추거나 옆으로 가려 하지 말고 지혜롭게 잘 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근래에는 조금 자신감과 자부심이 생겼다. 외국에서 한국 콘텐츠, 배우들에게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인정을 해주는 것이 힘이 됐다. '수리남' 하면서도 선배님들과 연기를 하는 시작점이 마련이 되어 기분이 좋았고, 다시 자신감을 얻었다"라고 고백했다.

또 자신이 가진 이미지로 인해 장르물 특화 배우가 된 것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배우는 선택 받는 입장이니까 창작자들이 이런 이미지를 더 보고 싶어한다면 충분히 쓰임을 받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다른 작품에서 다른 이미지를 보여줘야 하는 숙제는 있지만"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이희준 형의 연기가 부럽다. 세심하게 계획하고 애드리브도 수십가지를 가지고 연기를 한다. 하지만 형은 제가 '생활 연기를 잘하는 사람이 부럽고 하고 싶다'라고 하면 '네가 가진 장점이 있다. 너는 장르에 적합한 얼굴을 가지고 있고, 그건 아무나 못하는 거다. 시대, 시간이 지나면 (연기적으로) 왔다갔다 할 수 있으니 조금해하지 마라'라고 하셨다"라고 같은 소속사 선배인 이희준에게 받은 조언을 전했다.

연기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반성의 시간을 가지는 동시에 도전을 위해 한 발 더 나아갈 줄 아는 배우 박해수. 그는 기회가 된다면 해외 작품도 꼭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현재도 협업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며 작품 논의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또 그는 "한 우물을 깊이 파면 지구 밖으로 간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좀 더 넓게 보는 시선을 가져야 할 것 같다. 배우만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좀 더 많이 위로하고 힘이 되는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 있길 바란다"라고 남다른 바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작품만으로 인간으로서 잊지 않아야 할 부분을 잘 얘기하려면 그만큼 영향력이 생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일을 많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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