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기완' 감독 "송중기, 납득 안 되면 며칠씩 고민…기대 이상으로 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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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로기완' 김희진 감독이 송중기의 연기 열정에 감탄했다고 밝혔다.

김희진 감독은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로기완'(감독 김희진) 인터뷰에서 송중기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워낙 스타이고 다작을 했고 많은 작품을 접하면서 송중기 배우의 연기에 마음을 뺏기는 순간이 있었다'라며 "저분이 기완을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김희진 감독이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김희진 감독이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앞서 송중기는 7년 전 한 차례 '로기완' 출연을 고사한 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시간이 훌쩍 지나도 '로기완' 생각이 났고 결국 하기로 하면서 '운명적인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김희진 감독은 "처음부터 송중기 배우를 생각해서 작업했고, 제안을 드렸다"라며 "7년 전에 어렵겠다고 한 뒤부터 저도 이 작품을 계속 잡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른 작품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각본을 쓰기도 했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데뷔를 하기 위해 오리지널을 쓰다가 잘 안 됐다. 그러다가 다시 '로기완'이 수면으로 올라와 다시 매달렸고 발버둥을 쳤다"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공개가 확정되고, 송중기가 출연을 결정하면서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가게 된 '로기완'은 헝가리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했다. '로기완'의 초반엔 살기 위해 벨기에로 간 기완이 쓰레기통을 뒤져 상한 음식을 먹고 화장실에서 잠을 청하는 등 처절한 모습이 담겼다.

이에 대해 김희진 감독은 "송중기 배우가 진지하게 임했다. 시나리오에는 '허겁지겁 먹는다'였는데, 저도 슛 들어가서 모니터를 보고 놀랐다. 손으로 닦아서 먹는 디테일이나 떨어뜨린 빵을 주워 먹는 것은 온전히 송중기 배우가 가져왔다. 너무 허겁지겁 먹어서 '식사를 안 했나' 싶을 정도였고, 한두 번 간 것이 아니었다. 감사했다"라고 회상했다.

또 "애잔함의 정점을 찍는 물에 빠지는 장면에선 대비해서 대역 배우도 있었고, 여러 준비를 했다. 하지만 본인이 하겠다고 해서 직접 했다"라며 "그런 식으로 되게 열심히 해주셨던 것이 그대로 묻어났다. 실제 추위도 있었지만, 연기로 그 낮은 온도를 맞춰준 거다"라고 송중기의 열정을 언급했다.

배우 송중기가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감독 김희진)에서 탈북자 로기완 역을 맡아 연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송중기가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감독 김희진)에서 탈북자 로기완 역을 맡아 연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그러면서 "기대 이상으로 진지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냥 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입장에서 납득이 되지 않는 것은 며칠씩 고민해서 온다"라며 "'행복할 자격이 있는 거냐'라는 대사가 극에서 중요한데 그건 배우가 가지고 와준 거라고 생각한다. 엄마를 죽게 만든 아들이 살아갈 생각만 해도 벅찬데 사랑을 하는 것에서 굉장히 많은 고민이 있었다. 기완으로 납득하게 하려면 드러내야 할 것 같다는 말을 했고, 그래서 그 대사가 만들어졌다. 진지한 접근과 창작자로서 힘이 나게 하는, 그래서 같이 만들고 있다는 기분이 들 수 있게끔 의견을 개진해주셨다"라고 송중기에 대한 고마움을 피력했다.

지난 3월 1일 공개된 '로기완'은 삶의 마지막 희망을 안고 벨기에에 도착한 탈북자 기완(송중기 분)과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여자 마리(최성은 분)가 서로에게 이끌리듯 빠져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조해진 작가의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를 원작으로 각색된 작품으로, 단편 영화 '수학여행'으로 전주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아시아나 국제단편 영화제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김희진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처음엔 작가로 참여했던 김희진 감독이 연출까지 맡아 '로기완'을 이끌었다.

송중기는 살기 위해 베를린으로 간 탈북자 로기완 역을, 최성은은 벨기에 국적을 가진 한국인 사격선수 출신의 마리 역을 맡아 열연했다. 또 와엘 세르숩, 조한철, 김성령, 이일화, 이상희, 서현우 등이 연기 호흡을 맞췄다.

김희진 감독은 '로기완'에 자신의 이름도, 국적도 증명할 수 없는 이방인이 낯선 유럽 땅에서 겪게 되는 고난과 아픔, 냉혹한 현실에서 타인의 삶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담아냈다. 결국 사람을 사람답게 살아가게 하는 건 '사랑', 그리고 '사람'이라는 보편적이지만 가장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며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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