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 선수단에 9번째 금메달을 안긴 태권도의 임수정(22, 경희대).
베이징올림픽 태권도 여자 57kg급 국가대표로 나선 임수정의 투지는 이미 대회가 열리기 전부터 강하게 타올랐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인 만큼 꼭 결실을 맺겠다는 의지 또한 대단했다.
임수정은 여자 67㎏급에 출전하는 황경선(22, 한국체대)에 비해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주목을 많이 받지 못했다. 올림픽 2회 연속 출전을 비롯해 국내외 대회에서 1인자로 군림해온 황경선에 비해 임수정은 국제대회 출전을 많이 하지 못해 주목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림픽 무대에 나선 것도 베이징 대회가 처음이다.
임수정은 서울체고 1학년 재학시절이던 지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51kg급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차세대 기대주로 불렸지만 이후 기대만큼의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임수정은 실망하지 않고 강한 투지를 키우며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지난해 태국 방콕에서 열린 2007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임수정은 강한 승부근성을 보이며 태권도계에서 놀라움을 사기도 했다.
당시 임수정은 페더급 준결승에서 대만 선수에게 발차기를 시도하다 왼쪽 발등을 심하게 다쳤다. 의료진들이 경기포기를 권유했지만 임수정은 '뛸 수 있다'며 다시 경기에 나서 결국 7-3으로 승리를 거뒀다.
퉁퉁 부은 발로 결승전에 나선 임수정은 태국 선수마저 8-1로 꺾고 금메달을 따내는 불굴의 투지를 보여줬다. 근성과 집념을 읽을 수 있는 장면이었다.
태권도 전문가들은 임수정에 대해 기본기가 탄탄히 다져진 가운데 스피드와 발 기술까지 겸비해 금메달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 바 있다. 게다가 임수정은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점수를 따는 데 치중하지 않고 공격적인 스타일로 태권도의 화끈한 진면목을 보이는 데 중점을 두기에 심판진이나 관중들에게까지 큰 인상을 남기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이른바 인파이터 스타일인 것이다. 먼저 공격해 상대를 흔들어 놓은 후에 빈 틈을 노려 재차 공격하는 모습은 이번 올림픽 경기를 치르는 과정에서도 여러 차례 나왔다.
이렇게 적극적인 자세로 매경기 임했기에 임수정은 대만의 강호 수리웬을 첫 판에서 맞닥뜨렸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있는 경기를 펼치며 승리를 거두었다. 이후 결승전까지 모두 힘찬 몸동작으로 상대를 제압한 끝에 감격적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