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은근슬쩍 치고 올라서고 있는 두산. 상승세 속에 불안요소가 발생했지만, 이를 막아줄 재원이 튀어나왔다. 그 주인공은 바로 노경은이다.
두산은 지난 6월 21일 롯데전 승리 이후 1승씩 차근차근 쌓더니 어느새 5연승을 내달리고 있다. 그 결과 롯데를 제치면서 5위로 올라섰고, 4위 LG와의 승차도 3.5게임 차로 좁혀놨다. 끝없이 주저앉던 5월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끈기를 되찾으면서 기어이 승리를 일궈내는 장면을 잇따라 연출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도 다시 타오르고 있다. 김경문 전 감독의 자진 사퇴 후 구단 내부에서는 '힘들겠다'는 분위기가 감지됐지만, 최근 팀 전체가 살아나면서 패배의식은 완전히 사라졌다. 선수들의 표정도 밝아졌고 두산다운 힘이 살아났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선수가 노경은이다. 지난달 28일 목동 넥센전에서 갑작스런 어깨 인대 부상을 입은 마무리투수 정재훈의 공백을 노경은이 물샐 틈 없이 메워내고 있다.
노경은은 화곡초-성남중-성남고를 거쳐 2003년 1차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한 우완투수. 2003년 입단 후 2004년부터 여러 악재로 마운드를 떠난 그는 2007년 다시 돌아왔지만, 여전히 미완성의 기대주일 뿐이었다. 매 시즌 기회를 부여받았지만, 이를 살리지 못한 채 노경은은 잠실과 이천만 오갔다.
그리고 2011년 노경은이 드디어 빛을 발하고 있다. 필요한 상황에 등판해 임무를 완수하면서 불안했던 본인의 이미지를 지워내며 코칭스태프에게 무한신뢰를 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노경은은 최근 등판 3경기서 6.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불펜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특히 지난 2일 LG전에서는 위기도 있었지만, 연장 11회말 2사까지 버텨내면서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8회말 1사 1루서 등판한 직후 조인성에게 1타점 3루타를 허용해 동점을 내준 것은 아쉬웠지만, 이후 마운드를 꿋꿋이 지켜내면서 자신의 책임을 다해냈다.
최근 만나본 노경은은 당당하다. 예전 의기소침하던 모습은 없어지고 미소를 지으면서 취재진을 만난다. 기세가 오르면서 자신감을 얻었고, 이런 태도가 마운드에서뿐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풍겨나오고 있는 셈이다. '두산의 희망'이라는 칭찬을 들으면 씨익 웃곤 한다.
더욱 고무적인 일은 노경은의 활약과 맞물려 정재훈의 복귀 의욕도 불타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팀이 올라서야 할 중요한 시기에 어깨 통증으로 엔트리서 제외된 정재훈은 그 아쉬움을 곱씹으면서 컨디션 조절과 몸상태 회복에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다. 지난 3일 경기가 우천취소된 후 억수같이 쏟아진 장대비 속에서도 정재훈은 그라운드로 뛰어나가 홀로 러닝훈련을 실시했다.
김경문 전 감독은 사퇴 후 미국으로 출국하기전 "노경은이 정말 좋아졌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김광수 감독대행도 그에게 거는 기대를 숨기지 않는다. 두산 프런트도 "올해 (노)경은이가 이렇게 해줄 줄 알았겠느냐"고 만족감을 드러낸다.
무너지지 않고 현 기세를 이어간다면, 올 시즌 두산의 새로운 스타는 노경은이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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