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2012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축구가 기원하던 메달을 수확할 수 있을까.
한국에서 올림픽축구대표팀은 특수하다. 다른 나라들이 A대표팀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선수의 발굴 등 육성에 주로 초점을 맞춘다면 한국은 '대표팀' 자체에 열광하는 문화와 올림픽 입상에 쏠리는 관심으로 인해 편하게 대하기 어려운 팀이 됐다.
출전 선수들이 당연히 노리게 되는 '병역혜택'도 있다. 올림픽은 메달권 입상시 병역혜택이라는 당근이 기다리고 있다. 병무청이 누적점수제 등 스포츠 선수들의 병역제도 개선을 검토중이지만 올림픽팀 자체의 중요성은 여전하다.
당연히 올림픽팀에는 인재가 몰릴 수밖에 없는데 현실적인 벽도 있다. 지난해 홍명보 감독은 A대표팀과 겹치는 선수의 선발 및 소속팀의 차출 거부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올림픽팀 경기는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대표 차출 의무가 없다.
홍 감독은 어쩔 수 없이 대학생 선수 위주로 2차 예선과 최종예선 1~3차전을 치렀다. 특히 지난해 11월 카타르와 원정 2차전에서는 한국영(22, 쇼난 벨마레)이 유일한 해외파였다.
한국은 최종예선에서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와 A조에 속해 2승1무(승점 7)로 조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경기력은 시원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홍 감독은 3일 A대표팀 최강희 감독과 신년 오찬 회동을 통해 선수 차출에 대한 다양한 협의를 했다. 한국 축구를 위해서라는 공감대를 형성, 일부 양 쪽 대표팀에 겹쳤던 선수들이 올림픽대표팀에 전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 감독이 A대표팀에 베테랑 중용 의사를 밝혀 올림픽팀은 젊은피 수혈이 예전보다 쉬울 전망이다.
당장 윤빛가람(22, 성남 일화)을 비롯해 홍정호(23, 제주 유나이티드), 서정진(23, 전북 현대)은 물론 조영철(23) 김영권(21, 이상 오미야 아르디자) 김보경(23, 세레소 오사카) 등이 7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한 선봉에 설 수 있게 됐다.
해외파들도 충분히 합류할 수 있다. 기성용(23, 셀틱), 구자철(23, 볼프스부르크), 지동원(21, 선덜랜드), 손흥민(20, 함부르크SV) 등은 소속팀의 동의만 구하면 홍명보호 탑승이 가능하다.
본선에 갈 경우 와일드카드로 박주영(27, 아스널)의 합류도 가능하다. 지난해 말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 감독이 "선수들의 올림픽 대표 차출을 막지 않겠다"라고 선언해 차출 길이 열려있다. 박주영도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홍 감독과 호흡해본 경험이 있다. 이 외에 최철순(25, 전북 현대), 신광훈(25, 포항 스틸러스)도 홍 감독이 잘 아는 선수들이라 선발 가능성이 있다.
올림픽대표팀의 새해 첫 발걸음은 6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시작한다. 전지훈련으로 조직력을 가다듬은 뒤 11일 태국으로 이동, 킹스컵에 나서 대만(15일)과 덴마크(18일), 노르웨이(21일)와 겨루며 올림픽 예선에 대비한다.
이후 2월 5일 사우디아라비아, 22일 오만과 중동 원정 2연전이 기다리고 있다. 여기서 1승1무만 거둔다면 3월 14일 카타르와 홈 경기는 한층 수월할 전망이다. 조1위를 하면 런던으로 직행하지만 조2위는 다른 조 2위 두 팀과 플레이오프를 벌여 최종 승자 한 팀이 아프리카 4위인 세네갈과 1장의 본선 티켓을 놓고 겨룬다. 올림픽 메달을 꿈꾸는 홍명보호로선 무조건 조1위를 확정짓고 차분하게 런던 무대에 대비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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