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코리안특급'의 파워가 관중 동원 능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올 시즌 한국 프로 무대에 첫 선을 보이는 박찬호(39, 한화)가 자신의 티켓 파워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야구팬들은 국민적 영웅 박찬호가 마운드에 선 모습을 두 눈에 직접 담기 위해 야구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먼저, 박찬호가 등판한 7경기가 모두 매진됐다. 첫 등판이던 4월12일 청주 두산전부터 마지막 등판인 17일 잠실 두산전까지 모조리 만원 관중이다. 박찬호가 7경기에서 동원한 총 관중은 7만9천500명. 약 8만에 가까운 관중들이 박찬호를 보기 위해 야구장을 방문했다. 청주구장 4경기와 광주, 대구, 잠실구장에서 각각 1경기씩 관중석이 가득 찼다.
지금까지 올 시즌 전체 매진 경기는 총 48경기. 그 중 7번이 박찬호의 등판 경기다. 14.6%에 이르는 비율이다. 선수 한 명이 차지하는 비율로는 어마어마하게 높은 수치다. 올 시즌 프로야구 흥행에 박찬호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도 잘 알 수 있다.
7경기 중 전국 최소 규모(7천500석)의 청주구장 경기가 4번이나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전 경기 매진 기록이 쉽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 하지만 17일 두산전에서 잠실구장 2만7천석이 관중들로 가득 차며 그런 의문을 씻어냈다.
7번 가운데 5월5일 어린이날 광주 KIA전을 제외하고 6번이 평일 경기였다는 점에서도 박찬호의 힘을 알 수 있다. 특히 17일 두산전 매진이 놀랍다. 두산 구단 측은 "평일 한화와의 경기가 매진된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밝혔다. 박찬호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평일 경기 매진이었던 셈. 새역사를 쓴 박찬호다.
박찬호의 매진 기록으로 가장 큰 이득을 챙긴 것은 당연히 한화 구단이다. 올 시즌 매진을 기록한 11번의 홈 경기 중 4번이 박찬호의 등판일이었다. 11번의 매진은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횟수. 박찬호 덕분에 흥행 구단이 됐다. 대전구장 공사로 4월 한 달간 규모가 작은 청주구장에서 홈경기를 치른 것이 오히려 손해일 정도다.
한화는 흥행뿐만이 아니라 성적 면에서도 박찬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박찬호가 등판한 7경기에서 5승2패를 기록한 것. 시즌 전체 성적에 비해 박찬호의 등판 경기에서 월등히 높은 승률을 남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박찬호는 승운이 따르지 않아 개인 2승을 수확하는데 그치고 있다.
그렇다면 박찬호 본인은 자신의 티켓파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17일 잠실 두산전 7이닝 1실점 쾌투로 승리투수가 된 박찬호는 이렇게 말했다.
"어디를 가든 홈 경기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마음이 훈훈해지고 좋은 에너지가 넘치는 경험이다. 역시 한국 야구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보람 있고 팬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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