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괴물투수' 류현진(25, 한화)이 시즌 3승에 도전한다. 팀이 '스윕'을 당하는 걸 막아야 한다는 임무까지 주어졌다.
류현진은 31일 대전구장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한다. 올 시즌 10번째 선발 등판. 삼성과의 29~30일 두 경기를 모두 내주며 싹쓸이패 위기에 몰린 한화로서는 류현진의 호투가 간절하다.
올 시즌 류현진은 데뷔 이후 가장 느린 승수쌓기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차례 등판 경기에서 류현진이 챙긴 승리는 겨우 2승. 지난 2006년 프로 데뷔 이후 최악의 페이스다.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9번의 등판에서 7번이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지만 그에게 승리가 돌아온 것은 단 2번뿐이었다. '에이스'가 등판한 경기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하면서 한화도 시즌 초반부터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개인성적은 출중하다. 류현진은 30일 현재 평균자책점(2.57) 전체 4위, 탈삼진(80개)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탈삼진은 2위 유먼(롯데, 49개)과 무려 31개 차이를 보이며 경쟁자 없는 선두를 질주 중이다. 그러나 유독, 타선과 수비의 도움을 받아야 쌓을 수 있는 다승 부문에서는 2승밖에 못올려 공동 28위에 머물고 있다.
류현진에게는 더 이상 다승 페이스를 늦출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올 시즌 노리고 있는 최연소 통산 100승 기록이다. 지난해까지 통산 89승을 기록하고 있던 류현진은 올 시즌 11승 이상을 기록하면 종전 정민철 코치의 최연소 100승 기록(27세3개월2일)을 여유 있게 앞지를 수 있다.
류현진에게 시즌 11승은 어렵지 않은 기록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페이스라면 안심하고 있을 수 없다. 지난 6년간 등판 경기 수의 평균치인 27경기에 등판한다고 가정했을 때 류현진에게 올 시즌 남은 선발 등판 기회는 31일 경기 포함 총 18번. 앞으로 2경기 당 1번 꼴로 승리를 챙겨야 올 시즌 내 통산 100승 고지를 밟게 된다.
팀 성적도 더는 물러날 곳이 없다. 지난주 넥센과의 주말 3연전을 모두 가져가며 기분 좋게 이번주를 맞은 한화지만 삼성에게 맥없이 2연패를 당하며 또 다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7위 KIA와의 승차는 4.5경기까지 벌어진 상황. 더 이상 간격이 늘어나는 것은 위험하다.
류현진은 올 시즌 목표를 19승으로 잡았다. 한 시즌 개인 최다승을 기록했던 2006년의 18승을 뛰어넘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사실상 올 시즌 19승을 거두는 것은 어려워졌다. 남은 등판 경기에서 거의 전승을 따내야 가능한 기록이다.
이제 류현진에게 남은 목표는 올 시즌 내 통산 100승 고지를 밟는 것과 소속팀 한화의 4강 진출을 이끄는 것뿐이다. 최하위 팀의 '고독한 에이스'가 올 시즌 10번째 선발 마운드에 올라 개인 3승과 팀의 연패 탈출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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