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포스트 박지성' 김보경(24, 카디프시티)의 자신감이 하늘을 찌른다.
김보경은 올 시즌 카디프시티가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하는 데 공신 중 한 명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십(2부리그) 소속이던 카디프시티에서 측면과 중앙 등 공격 전 포지션을 두루 소화하며 팀에 활력소 역할을 했다. 코너킥, 프리킥도 전담하는 등 에이스급 활약을 해내며 팀의 승격과 함께 12번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하지만 챔피언십보다 더 속도가 빠른 프리미어리그에서도 김보경이 통할 수 있느냐는 의구심도 있었다. 승격 팀이라는 특성까지 더해져 어려운 시간을 보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특유의 성실함과 활동량을 앞세운 김보경은 카디프시티의 공격 중심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말키 맥케이 감독도 김보경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세워 놓으면서도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했다.
20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13~201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첼시와의 8라운드에서 '왜 김보경일까'라는 물음에 그는 행동으로 대답했다.
국가대표로 선발돼 지난 12일 브라질, 15일 말리와의 A매치를 소화한 김보경은 16일 출국해 팀에 합류했다. 체력소모가 컸고, 장거리 비행기 이동을 한 뒤라 김보경은 선발 제외돼 벤치에서 경기를 시직했다. 배려를 받는 듯했고 후반에 교체 출전하더라도 짧은 시간만 소화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공격의 맥을 찾아야 했던 맥케이 감독은 1-1 동점이던 후반 11분 게리 메델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김보경을 투입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김보경은 첼시의 강한 압박을 빠른 패스 전환으로 이겨내기 위해 애썼다. 김보경이 들어온 뒤 카디프의 공격은 매끄럽게 이어졌다. 패스의 강약을 조절해주자 팀은 활기를 얻었다.
김보경은 14분 아크 부근에서 첫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 오른쪽을 한참 빗겨갔다. 그러나 이 슈팅이 감각을 찾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18분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상대했던 중앙 수비수 다비드 루이스를 옆에 두고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파고들어 강한 왼발 슈팅을 했다.
놀란 골키퍼 페트르 체흐가 손을 쭉 뻗어 겨우 선방했고 볼은 옆으로 흘러갔다. 골로 연결되지는 못했지만 김보경의 장점이 드러난 장면이었다. 후반 카디프가 보여줬던 공격 중 가장 효과적이었다. 첼시가 잇따라 골을 넣으며 점수가 벌어지자 김보경은 후방까지 내려와 수비에 가담하며 직접 볼을 전개하는 등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아쉽게도 카디프시티는 1-4로 대패했다. 전반 10분 조던 머치가 골키퍼 머리 위로 넘기는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으며 기세를 올린 카디프는 33분 첼시의 에당 아자르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전반을 1-1로 마쳤다.
후반 21분 사뮈엘 에토오에게 역전골을 허용하더니 33분 오스카, 37분 아자르에게 한 골씩 내주며 역전패를 피하지 못했다. 카디프는 2승2무4패, 승점 8점으로 16위로 밀려났다.
한편, 기성용과 지동원의 선덜랜드는 웨일스의 스완지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완지시티와의 경기에서 0-4로 완패했다. 스완지에서 선덜랜드로 임대 이적한 기성용은 계약조건으로 인해 경기에 나서지 않았고, 지동원도 출전 명단에서 빠졌다. 선덜랜드(승점 1점)는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챔피언십 볼턴 원더러스의 이청용은 홈에서 열린 셰필드 웬즈데이와의 12라운드에서 후반 13분 교체 투입됐다. 활기차게 움직였지만 공격 포인트는 없었고 팀도 1-1로 비겼다. 볼턴은 리그1(3부리그) 강등권 근처인 21위(9점)에 머물렀다.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의 윤석영은 결장했다. QPR(28점)은 밀월과의 경기에서 2-2로 비겼지만 2위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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