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타격 경쟁이 흥미진진하다. 새 얼굴이 대거 등장한 가운데 대기록에 도전장을 내민 선수도 있다.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19일 현재 타격 순위표를 보면 생소한 이름들이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지난해 5위 안에 들었던 선수 중 올 시즌도 5위 안에 포함돼 있는 선수는 손아섭(롯데)이 유일할 정도다.
지난해 타격 순위는 '최고령 타격왕' 이병규(LG)를 시작으로 손아섭-이진영(LG)-박용택(LG)-김태균(한화)이 '5걸'을 형성했다. 그 뒤로 민병헌(두산)-박석민(삼성)-박병호(넥센)-최정(SK)-정성훈(LG)이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이들 중 올 시즌에도 타격 상위권에 올라 있는 선수들은 많지 않다. 올 시즌 현재까지는 이재원(SK, 0.440)을 필두로 민병헌(0.385)-히메네스(롯데, 0.373)-손아섭(0.366)-오재원(두산, 0.366)-이진영(0.366)-나성범(NC, 0.356)-서건창(넥센, 0.353)-박석민(0.349)-박종윤(롯데, 0.345)이 10위를 지키고 있다.
민병헌과 오재원, 나성범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민병헌과 오재원은 1-2번 테이블세터로, 나성범은 3번타자로 출전해 팀 공격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두 선수는 두산과 NC가 시즌 초반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도 볼 수 있다.
민병헌은 장타력을 앞세운 신개념 톱타자로 맹활약 중이다. 홈런이 벌써 8개로 장타율이 6할4푼9리에 이른다. 9개 구단 1번타자 중 홈런, 장타율이 1위다. 출루율도 4할3푼4리로 낮지 않다. 장타율과 출루율을 합친 수치인 OPS는 1.083. 두산의 폭발적인 타격은 민병헌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타율 3할1푼3리를 기록하며 타격에 눈을 뜬 뒤로 올 시즌 더욱 업그레이드됐다.
오재원은 올 시즌 전까지 7시즌 동안 통산 타율이 2할6푼4리에 불과한 타자였다.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한 때가 2012년으로 2할8푼2리였지만 그마저도 77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해 만든 타율이다 지난해 타율도 2할6푼에 그쳤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 홈런 2개, 3루타 2개, 2루타 5개로 장타율도 5할에 이르고 출루율도 4할6푼6리나 된다. OPS도 0.966에 이른다. 발도 빨라 도루도 16개(실패 1개)나 성공시켰다. 장타력에 빠른발까지 갖춘 오재원은 상대 투수에게 여간 까다로운 상대가 아니다.
나성범은 차세대 거포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벌써 11개의 홈런에 35타점을 기록 중이다. 홈런 공동 2위, 타점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1군 데뷔 첫 시즌이던 지난해 타율 2할4푼3리 14홈런 64타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일취월장했다.
단연 주목받고 있는 것은 이재원이다. 이재원은 19일 현재 타율 4할4푼(116타수 51안타)을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부터 시작된 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 있긴 하지만 4할타자의 탄생 가능성이 큰 관심을 모으는 중이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4할타자는 프로 원년인 1982년 MBC에서 감독 겸 선수로 뛰었던 백인천이 유일하다. 당시 백인천은 4할1푼2리의 타율로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당시에는 한 시즌에 80경기 밖에 치르지 않아 기록에 대한 가치가 지금과는 달랐다.
이후 타율 4할에 가장 근접했던 선수는 1994년 이종범(해태)으로 시즌 막판까지 4할을 유지하다 결국 3할9푼3리의 타율로 시즌을 마쳤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2012년 김태균(한화)이 89경기까지 4할을 유지했지만 3할6푼3리의 타율에 만족해야 했다. 이재원이 몇 경기까지 4할 타율을 유지할 지도 기록으로서 관심을 모은다.
이재원의 4할 도전, 새로운 얼굴들의 분전 등으로 올 시즌 타격 경쟁은 큰 흥미를 끌고 있다. 이 밖에 김태균, 김현수(두산), 박용택 등 전통의 강자들도 상위권 도약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 타격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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