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명기자] 삼성 배영수가 5번째 도전 만에 통산 120승 고지에 올라섰다. 그것도 값진 완투승으로 일궈낸 대기록이다.
배영수는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홈경기에 선발 등판, 9이닝을 혼자 책임지며 3실점으로 막아냈다. 삼성이 14-3 대승을 거둔 가운데 승리투수가 된 배영수는 시즌 4승과 함께 개인통산 120승을 달성했다. 한국프로야구 통산 12번째 나온 기록이다.
배영수의 120승은 사실 진작에 이뤘어야 할 기록이다. 지난 5월21일 롯데전에서 시즌 3승 겸 통산 119승을 올린 뒤 4번의 등판에서 승리 없이 1패만 안았다. 나머지 3번의 등판에서는 모두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물러나고도 매번 마무리 투수 임창용이 리드를 지켜주지 못하고 블론세이브를 범해 승수를 보태지 못하고 있었다.
이날 넥센전에서는 삼성 타선이 작심한 듯 배영수를 도왔다. 1회말 첫 공격에서부터 6안타를 집중시키며 대거 6점을 내 처음부터 배영수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고, 3회말에도 5점이나 보태 일찌감치 승리를 예약해줬다.
타선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배영수는 편안하게 피칭을 이어나갔다. 2회초 김민성에게 투런홈런, 8회초 윤석민에게 솔로홈런을 맞은 외에는 적절한 유인구와 완급조절로 강타자가 즐비한 넥센 타선을 잘 틀어막았다.
안정된 피칭으로 투구수에 여유가 있자 배영수는 9회까지 모두 책임졌다. 투구수 120개에 5안타(2홈런) 2볼넷을 내줬는데 3실점은 모두 홈런에 의한 것이었다. 삼진은 7개를 잡아냈다.
통산 120승을 값진 완투승으로 장식하며 배영수는 다시 한 번 삼성 토종에이스다운 위상을 과시했다. 배영수의 완투승은 지난 2012년 두 차례 기록한 이후 2년 만이며 개인 통산 10번째였다.
2000년 프로 데뷔 후 15년째 삼성 유니폼만 입고 뛰고 있는 프랜차이즈 스타 배영수는 2년차이던 2001년 13승을 올리며 팀 마운드의 기둥으로 단번에 자리잡은 뒤 꾸준한 기량을 과시해왔다. 6차례 두자릿수 승수를 올렸고 2004년 기록한 17승이 개인 한 시즌 최다승 기록.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과 재활을 거쳐 다시 에이스급 투수로 부활함으로써 120승까지 승수를 쌓아올 수 있었다.
그동안 아홉수에 걸려 본의 아니게 기록에 신경을 써왔던 배영수는 기다리던 굵직한 이정표 하나를 세워 이제는 보다 편안하게 승수 사냥과 팀의 1위 질주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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