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LG 오지환이 수비로 팀을 구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오지환의 유격수 수비는 날로 견고해지고 있다.
오지환은 2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 9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안타는 없었지만 수비로 만점 활약을 했다. 오지환 역시 "지금은 방망이가 안 맞지만 수비나 주루플레이에서 내 몫을 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플레이오프 2차전은 오지환의 수비 능력이 빛을 발한 경기였다. 유격수 쪽으로 날아오는 타구는 족족 오지환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다. 오지환은 이날 6개의 유격수 쪽 타구를 아웃 처리했다.
1회 1사 후 이택근의 직선 타구를 오지환이 잘 잡아 아웃 처리했다. 3회 내야안타를 허용했던 장면에서도 오지환의 호수비가 인상적이었다. 오지환은 2사 후 박동원의 땅볼 타구를 잡아 점프하면서 1루로 송구했다. 그러나 1루에서 정성훈이 공을 제대로 포구하지 못해 내야안타를 내줬다.
7회 유한준의 솔로포가 터져 2-1로 추격을 허용한 상황. 역전 위기서 타석에는 박병호가 들어섰다. 박병호가 신정락의 초구를 공략하자 오지환은 몸을 날려 타구를 잡아낸 뒤 재빨리 1루로 송구했다.
박병호마저 힘없이 돌아서게 만든 오지환의 명품 수비였다. 신정락은 야수들의 호수비 속 7이닝 10탈삼진 1실점 호투로 포스트시즌 첫 승을 챙길 수 있었다.
오지환은 "목동구장에서 실책을 자주 했었는데, 우리가 이겨야한다는 생각으로 더 집중했다. 플레이오프 1, 2차전을 앞두고 펑고를 많이 받은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LG는 9-2로 승리하고 시리즈 전적 1승 1패를 기록했다. 오지환은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 한 경기 졌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신)정락이 형과 밴헤켄이 잘 던졌다. 수비하는 입장에서, 먼저 실수하는 팀이 지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수비가 더 잘된 것 같다"고 전했다.
오지환은 자신의 수비 실력에 90점을 매겼다. 그는 "후반기부터 지금까지 수비 점수는 90점 정도 되는 것 같다. 자신감이 생겼다. 굳이 계산을 하지 않아도 몸이 움직일 정도다. 수비가 점점 느는 것 같다"면서 자신 있게 말했다.
LG는 30일 홈인 잠실구장으로 이동해 3차전을 치른다. 오지환은 "우리 팬이 많이 와서 더 재미있는 경기를 할 수 있다. 잠실에서만큼은 이겨야 한다. 잠실에서 2연승을 거둬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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