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처음 슈틸리케 감독 앞에서 기량을 선보인 구자철(마인츠05)에게는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8일(한국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0-1로 패했다. 이란의 결승골 상황이 심판이 파울을 불지 않아 억울한 면이 있었지만 어쨌든 한국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40년 동안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징크스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이날 슈틸리케 감독은 구자철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세워 원톱 이근호(엘 자이시) 지원 임무를 맡겼다. 구자철은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됐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구자철이 대표팀에서 자리를 비운 동안 남태희(레퀴야)가 공백을 메웠다. 남태희는 작은 신장이지만 빠른 공간 이동과 패싱력으로 자신의 장기를 자랑하며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구자철의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괜찮은 활약이었다. 특히 동료들과의 협력 플레이를 통한 돌파는 일품이었다.
당연히 대표 복귀한 구자철도 자신의 장기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다. 구자철을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이 남태희 외에도 이근호, 김승대(포항 스틸러스), 이명주(알 아흘리) 등 얼마든지 있어 긴장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구자철은 자신이 가진 장점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악명 높은 이란 원정경기였다는 점, 상대의 강한 중원 압박과 고지대라는 악조건을 고려하더라도 아쉬움이 남는 활약이었다.
특히 전반 30분 결정적인 역습 상황에서 패스 실수를 범하며 좋은 기회를 날렸다. 동료들의 움직임을 잘 살피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구자철이 막히니 측면의 손흥민(레버쿠젠)과 이청용(볼턴 원더러스)이 자리를 바꿔가며 활로를 모색해야 했다. 구자철을 거친 볼은 이란 수비진에 차단 당하거나 속도가 떨어지는 등 아쉬운 장면이 계속됐다.
이근호와 자리를 바꿔 전방으로 전진해 몸을 던지며 애썼지만 이 역시 잘 되지 않았다. 구자철의 장점인 날카로운 패스와 공간 침투는 온데간데 없었다. 결국, 구자철은 후반 38분 남태희와 교체됐다. 구자철의 경기력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내년 1월 호주 아시안컵 출전이 힘들어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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