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장혁·김래원, 좀 이르지만 연기대상 예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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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불허전 연기력에 시청자들 '연기대상감' 응원

[이미영기자] 이제 3월이다. '연기대상'을 운운하기에는 분명 이른 시기. 각 방송사에서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기대작이 넘쳐나며, '거물급 스타들'의 컴백도 줄줄이 예고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초부터 2015 연기대상을 기대케 하는 '대상 예약자'들이 있다. 현재 방영 중인 MBC 수목드라마 '킬미힐미'의 지성과 MBC 월화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의 장혁, 최근 종영한 SBS '펀치'의 김래원과 조재현 등이 그 주인공. '대상에 빛나는' 연기력은 물론, 흥행까지 잡으면서 네티즌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

드라마 '킬미힐미'의 지성은 의외의 '복병'이었다. 캐스팅 몸살을 앓았던 탓에 '킬미힐미'를 크게 주목한 이가 없었던 것이 사실. 오히려 방영 전 더 주목을 받았던 것은 현빈의 복귀작 '하이드 지킬, 나'였다. 게다가 한국 드라마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다중인격 소재는 생소했다. 그것도 무려 일곱 개의 인격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다.

'킬미힐미'의 지성은 이같은 우려를 완벽히 씻고 '대체불가'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아픈 과거를 안고 있는 차도현과 신세기, 그리고 천방지축 여고생 요나에 이르기까지 7중 인격을 너끈히 소화하며 각 캐릭터의 매력을 살리고 있다. 배꼽 잡게 만드는 코미디 연기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깊이 있는 감정 연기, 상큼발랄했던 로맨스부터 애절한 멜로 연기까지. 다양한 인격 캐릭터 만큼이나 복합적인 연기를 자유자재로 오가고 있다. 자칫 산만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흐트러짐 없이 잡고, 몰입케 하는 것도 배우 지성의 힘이다.

여기에 "지성이 빛나게 돕겠다"던 황정음의 지원사격은 지성의 연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구멍 없는' 황정음의 연기는 지성의 연기를 돋보이게 만들고, 완벽한 커플 케미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이보다 완벽한 '베스트커플상' 후보가 나올까 싶을 정도다.

그런가 하면 MBC 월화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의 장혁도 이름값을 하고 있다. 지난해 '운명처럼 널 사랑해'로 여성들을 사로잡았던 장혁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연기 내공을 발휘하고 있다.

드라마 초반 '운널사'의 이건을 떠올리게 하는 웃음소리로 캐릭터가 잠시 혼동된 것도 잠시, 빠르게 왕소 역에 흡수됐고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 중이다.

'빛나거나 미치거나'가 사극 로맨스인 만큼 단연 오연서와의 로맨스 연기가 압도적. 극 초반 '남장 여자'로 분한 신율과 코믹하고 달달한 모습을 보여줬다면 극 후반부로 진행될 수록 비극적 운명 앞에 애틋하고 애잔한 멜로 연기로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 그야말로 상남자와 순정남의 이중적인 매력을 오가며 '심쿵남'이라 불리고 있는 것.

여기에 정치적으로 불운한 환경에 놓인 왕소가 아무런 생각이 없는 척 허허실실 웃다가도 진지해진 눈빛과 카리스마를 내뿜을 때는 섬뜩하기까지 하다. 왕소가 입체적인 인물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장혁의 탄탄한 연기가 뒷받침 됐기 때문.

최근 종영한 '펀치'의 김래원도 시청자들에 강렬한 '펀치'를 날렸다. '펀치'는 그야말로 김래원의, 김래원을 위한, 김래원에 의한 드라마였다.

'펀치'는 탄탄한 스토리와 휘몰아치는 전개, 반전을 거듭하는 극적 장치와 정의 실현이라는 묵직한 주제. 여기에 김래원의 명품 연기가 얹혀지니, 그야말로 더할 나위 없는 작품이 완성됐다. 권력의 정점에서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는 검사 박정환을 연기한 김래원은 몸에 꼭 맞춘 듯한 완벽한 연기로 '펀치'를 월화극 정상에 올려놨다.

김래원이 연기한 박정환은 입체적인 캐릭터였다.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이들을 위한 복수를 위해, 또 딸이 더 나은 세상에서 살길 바라는 정의실현을 위해 권력과 싸웠고, 세상과 싸웠다. 영민한 두뇌 플레이와 저돌적인 추진력, 포기할 줄 모르는 집념은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올해로 데뷔 18년차를 맞은 김래원은 캐릭터와 혼연일체 된 연기와 탄탄한 콘텐츠로 연기파 배우의 존재감을 또 한 번 입증했다.

사실 상반기 드라마가 채 방영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연기대상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도 이례적인 현상. 하지만 연기대상에도 아깝지 않을 연기력을 선보인 이들 배우이기에 드라마의 방영 시점을 안타까워하는 시청자들이 많다. 각 방송사의 대상 트로피는 하반기에 주목 받은 작품의 배우에게 안긴 경우가 절대적이기 때문.

연초부터 뜨거웠던 배우들의 연기 열전에 이어 이들을 또 뛰어넘을 배우들이 올까. 벌써부터 9개월이나 남은 연기대상 시상식이 기다려진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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