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세계랭킹 21위 박상영(21, 한국체대)이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감격적인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상영은 10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펜싱 에페 결승전에서 게자 임레(헝가리, 3위)에 15-14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 한국의 펜싱 첫 메달이자 한국 남자 에페 역사상 첫 금메달이다. 이전에는 2012 런던 올림픽 정진선(32, 화성시청)의 동메달이 최고 성적이었다.
대담한 경기 운영으로 금메달을 획득한 박상영이다. 1피리어드 시작 후 몸통을 내주며 0-2로 끌려 갔던 박상영은 과감하게 공격에 들어가 만회하며 동시타로 따라 붙었고 5-5를 만들었다. 그러나 임레는 노련했다. 박상영의 스피드를 역이용해 제자리에 있다가 역습으로 점수를 얻었고 1피어리드를 8-6으로 끝냈다.
2피리어드에 나선 박상영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공격을 시도했고 9-9로 균형을 찾아왔다. 하지만 신장에서 우세했던 184㎝의 임레는 높이와 긴 팔을 활용해 177㎝박상영의 공격을 막고 점수를 착실히 쌓았다. 2피어리드가 종료됐을 때 점수는 13-9로 임레가 많이 앞섰다.
열세로 시작한 3피리어드, 박상영은 1점을 만회했지만 곧바로 실점하며 10-14로 벼랑끝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패기의 박상영은 포기를 몰랐다. 막고 찌르기를 연이어 성공하며 추격전에 나서 어느새 14-14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전광석화같은 공격에 성공하며 기적같은 금메달을 얻었다.
앞서 박상영은 파죽지세로 결승까지 올라왔다. 32강전에서 파벨 수코브(러시아, 19위)에 15-11, 16강에서 엔리코 가로조(이탈리아)에 15-12로 이겼다. 세계 랭킹 2위 가로조를 꺾은 것이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힘을 받은 박상영은 8강전에서 막스 하인저(스위스)를 빠른 움직임을 앞세워 15-4로 완파했다. 시작부터 몸통 찌르기로 들어갔고 6-3으로 도망간 뒤 7-4에서 연속 5득점을 해냈다. 하인저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당황스럽다는 동작을 취했다.
4강에서는 벤자민 스테펜(스위스, 13위)과 눈치 싸움을 벌이며 차곡차곡 득점을 쌓았다. 스테펜의 몸통 찌르기를 막은 뒤 곧바로 반격에 성공하며 2피리어드를 14-9로 끝냈다. 박상영의 속도에 스테펜은 속수무책이었다. 1점만 얻으면 되는 3피리어드, 박상영은 20초 만에 몸통 찌르기에 성공하며 결승 진출을 해냈다.
한편, 에페에 나란히 출전한 박경두(32, 해남군청)는 32강전에서 니콜라이 노보스욜로브(에스토니아)에게 10-12로 졌다. 3피리어드 시간 부족이 아쉬웠다.
2회 연속 메달 도전에 나섰던 정진선은 32강전에서 가로조에게 11-15로 졌다. 가로조의 예리한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고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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