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축구대표팀 선수 차출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던 성인대표팀 조광래(57)-올림픽대표팀 홍명보(42) 감독이 만났지만 서로 잘 돼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확인했다.
두 감독은 2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대한축구협회 조중연 회장, 조영증 기술교육국장, 이회택 기술위원장과 함께 만나 대표선수 차출 문제를 놓고 머리를 맞댔다.
당장 25일, 29일에는 온두라스, 몬테네그로와 A매치가 예정되어 있다. 그 사이 27일에는 올림픽대표팀이 중국과 평가전을 치른다. 또, 2014 브라질월드컵 3차 예선이 9월 두 차례(2, 6일), 10월 한 차례(11일), 11월 두 차례(11, 15일) 열린다. 올림픽대표팀도 2012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을 6월 두 차례(19, 23일), 9월 한 차례(21일), 11월 두 차례(23, 27일) 치르게 돼 있다.
성인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의 일정상 6월과 11월이 겹친다. 6월에는 성인대표팀의 A매치(4, 7일)가 있어 올림픽대표팀의 소집 시기와 맞물린다. 11월은 국내 K리그 포스트시즌까지 일정이 겹친다. 조광래호의 평균연령대가 낮아지면서 홍명보호와 불가피하게 대표선수들이 겹치는 상황이 발생했다.
당장 지난해 홍명보 감독이 이끌던 아시안게임대표팀의 주장 구자철(22, 볼프스부르크)을 비롯해 기성용(22, 셀틱), 지동원(20, 전남 드래곤즈) 등 10명이 양 팀에 걸쳐 있다.
지난달 16일 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중복되는 대표선수들에 대해 성인대표팀 우선 원칙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홍명보 감독도 이에 원칙적으로는 동의하면서도 주요 선수에 대해서는 올림픽 예선에서 쓸 수 있게 해달라고 강조했다.
양측이 불화를 일으키는 것처럼 보이자 이날 회동이 이뤄졌다. 조광래 감독은 "큰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문을 열며 "경기하는 날짜가 겹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올림픽대표팀에서 충분히 차출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내놓았다.
다만, 양쪽 대표팀에 겹치는 선수들에 대해서는 "국가대표 선수가 하위급인 올림픽이나 청소년대표에 갔을 때 더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염려가 있다"라며 홍 감독과 신중하게 협의하겠다는 뜻만 내비쳤다.
조중연 회장이 교통정리를 위해 "성인대표팀이 우선이다"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당연하다는것을 못박으며 "(성인대표팀이 먼저 선수를) 확정한 뒤 올림픽대표팀을 구성하는 게 정상적이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해외파 대표 중 유럽파에 대해서는 "주전으로 자리잡지 못한 선수는 대표팀에 도움이 안되기 때문에 배려를 해야 할 것 같다"라며 나름대로 원칙을 제시했다. 이어 조 감독은 "지역 예선을 할 때는 차출이 어렵겠지만 본선에서는 얼마든지 부르겠다"라는 뜻을 전했다.
또 조 감독은 "K리그에서 괜찮은 선수를 발굴하면 대표팀에 기용할 수 있다"라며 나름대로 대체 자원 발굴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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